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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10만 노동자의 대표로 NH농협지부 허권 위원장이 당선됐다.
24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7만9732명이 투표한 가운데 기호 1번 허권 후보는 4만3128표(득표율 54.09%)를 얻어 금융노조 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경쟁 상대였던 김기철 후보는 중반까지 막상막하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3만311표(38.02%)를 얻는데 그쳐 고배를 마셨다.
허권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앞서 나갔다.
개표율 10%때도 김기철 후보보다 2배 이상 많은 표를 확보해 쉽게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개표율 50%가 지나자 두 후보 간 차이는 5000표 내외까지 좁혀져 끝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결국 최종 결과는 자정이 넘어서야 파악될 만큼 두 후보는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이번 금융노조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대형 시중은행과 소수파인 지방, 외국계은행의 대리전이었다.
실제 허권 후보는 국민은행 성낙조 위원장, 신한은행 유주선 위원장과 한 팀을 이뤄 선거에 나왔다.
그러나 낙승을 예상했던 허권 후보 측은 국민은행의 이탈표로 고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기철 후보는 지방은행과 외국계은행의 지지 속에 반전을 노렸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금융노조 선거 결과는 허권 후보 측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여유를 부릴 시간은 없어 보인다.
이미 성과연봉제 도입 시기가 코 앞으로 다가온 만큼 공약을 실행에 옮길 때다.
허권 후보는 공약으로 △조건 없는 65세 정년연장 확립 △성과연봉제 및 저성과자 퇴출 저지 △일방적 점포축소,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저지 △과도한 경쟁 부추기는 KPI 제도 폐지 등을 내걸었다.
이밖에도 올해 사측과 협상을 못한 임단협도 제대로 마무리된 게 없어 이를 해결할 실마리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