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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증권업계는 초대형IB 선두자리 탈환을 위한 경쟁이 본격 개막된다.
M&A(인수합병)를 통해 앞다퉈 자기자본을 대폭 늘린 증권사들이 업계 최상위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M&A를 통해 초대형 IB로 도약한 선두 주자 NH투자증권에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도전장을 꺼내 들며 초대형IB 'BIG 3'시대가 열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각 증권사들이 덩치키우기와 조직정비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그 결실을 맺기 위한 경쟁이 벌어진다.
자기자본 1위로 나선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모두 M&A를 통해 퀀텀점프를 시현, 거대 자기자본을 활용한 추가 진화를 지속할 계획이다.
반면 늘어난 자기자본 만큼 이익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지고, 대내외 변수에 따른 업황 부진이 맞물려 수익성 확대 역시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초대형IB 대열에 합류한 이후에도 뚜렷한 강점과 전략 없이는 증권업계 내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든 여건이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관점에서 늘어난 자기자본의 활용에 대한 효율성을 가장 잘 발휘하고 있는 증권사로는 NH투자증권이 꼽힌다.
NH투자증권은 이미 2년 전 초대형IB 기준을 충족시켜 출발 역시 경쟁사대비 빨랐다. 그만큼 조직 정비를 위한 시간도 일찌감치 벌어들였다.
NH투자증권은 통합출범 이후 내부적으로는 M&A 이후 조직의 화학적 결합에 공을 들이는 한편 외부적으로는 우리투자증권과 농협증권이 보유한 강점을 최대한 살려 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우리투자증권이 강점을 가진 브로커리지와 IPO 등 IB부문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농협그룹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농협증권의 구조화금융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출범 초기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을 극복해 자산규모 200조원 규모의 농협그룹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총 사업비 2조6000억원 수준으로 증권업계의 최대 부동산 개발사업인 파크원 개발사업의 자금조달을 NH투자증권이 책임지고 자금조달을 약속하고 완료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NH투자증권은 파크원 개발사업을 통해 국내 증권사도 1조원 이상의 초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며 글로벌 IB의 투자은행 모델에 더욱 다가섰다.
단, 여전히 시장에 따라 변동성이 큰 브로커리지 위주의 사업구조와 상대적으로 취약한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 부분은 개선과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현재 안정적인 WM 수익 기반 구축과 해외주식, 해외채권 등의 강화를 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은 나란히 M&A를 통해 이제 막 초대형IB 대열에 합류한 곳으로, 강점과 약점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이들이 추구하는 방향이 상반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업계 1위 증권사로 나서는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M&A 이전부터 해외 투자은행(IB) 진출에 공을 들여왔고, 앞으로도 먹거리를 해외에서 찾을 예정이다.
투자를 통한 성장전략을 미래에셋그룹 전사적으로 추진하며 미래에셋대우도 글로벌 투자회사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미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이전인 미래에셋증권 시절 중국 상하이, 미국 시카고와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하와이 등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옛 미래에셋대우 역시 KDB대우증권 시절부터 미국과 싱가폴의 부동산 및 항공기 금융, 헤지펀드 등의 투자경험을 갖췄다.
M&A 이후에도 해외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글로벌 IB진출 기반 마련을 위해 지난해 11월 뉴욕법인을 통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미국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시장에 진출하며 해외사업에 여전히 공격적이다.
PBS는 신용 제공, 컨설팅, 증권 대차 등 헤지펀드 같은 전문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모든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대표이사 직속의 초대형투자은행추진단을 신설해 사업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M&A를 통해 압도적으로 덩치를 키웠지만 어디까지나 국내 증권업계의 기준이라는 점이다. 통합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아시아 내에서도 12위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IB와 비교해 자기자본, 네트워크 등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관건이다.
ROE를 높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통합 이전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 모두 지난해 3분기 기준 ROE가 4%로 떨어진 상황에서 자기자본 확대에 따른 재무위험 관리도 요구되고 있다.
NH투자증권 역시 합병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낮은 ROE에 대한 문제가 지적돼 온 만큼 업계 1위로 뛰어오른 미래에셋대우 역시 이와 관련한 견제와 감시가 시작될 전망이다.
KB증권은 해외진출에 열을 올리는 미래에셋대우와 달리 '내수'에 집중할 계획이다.
KB증권은 KB금융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금융업계에서 안정적으로 기틀을 닦는 것을 우선위로 두고 있다.
KB금융이 현대증권과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것도 은행, 카드 등 지주 내 주요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이 가장 큰 목표였다.
연말에는 계열사 간 시너지와 협업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마쳤다.
결국 KB증권은 KB금융을 1등 금융지주회사로 만들기 위한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볼 수 있다.
KB증권 역시 은행과 증권사가 따로 구분되지 않는 복합 영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실제 복합점포를 빠른 속도로 늘리는 중이다.현대증권의 주식발행시장(ECM)과 부동산 PF, KB투자증권의 채권발행시장(DCM)과 구조화 금융에 대한 강점이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하고, 주요 산업단지 내에 CIB 복합점포를 개설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대상 영업을 추진한다면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은행을 통한 현대증권 상품 판매와 현대증권을 통한 KB자산운용 상품 교차판매 등 은행과 연계된 온라인 브로커리지 확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물론 통합출범 이후 불안요소들은 과제로 남아있다.
현대증권이 진행해온 구조화금융은 지난해 까지 수익원으로 꼽혔지만 현재는 우발부채 증가라는 숙제를 남겼다.
또 KB투자증권의 강점이었던 DCM 부문은 회사채 인수 수수료 하락으로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 통합 이전 현대증권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721억원이고, KB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01억원으로 양사 합계 1122억원에 그쳐 경쟁사 대비 크게 뒤쳐진다.
이미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 이후 인력과 사업성에서 비효율적 요소를 발견해 추가 조직정비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 이와 관련한 고가인수 논란 등은 통합출범 이후에도 당분간 약점으로 지적될 요소로 꼽힌다.
지주 계열사로서의 역할에 집중해 해외 먹거리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