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입찰대기·적자현장도 마무리… 반등 기대현금흐름 개선세 더뎌… "재무구조 안정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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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이미지. ⓒ뉴데일리경제 DB
2015년 영업손실 1조1369억원을 기록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2·3분기 연이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발주가 미뤄졌던 물량들이 재개되면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무엇보다 재무구조 개선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ENG는 전년동기 3468만달러에 비해 9.8배 늘어난 3억4261만달러를 수주했다. 이에 힘입어 연간 수주도 2015년 5억8299만달러에서 13억4880달러로 2.3배 증가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국제유가 하락 등 외부요인과 유상증자를 비롯한 내부상황으로 해외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성장전략 추구가 가능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ENG는 여러 해외 대형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면서 수주를 노리고 있다. UAE에서는 3조원 규모 중질유처리시설(POC)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UAE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자회사인 타크리어(TAKREER)가 발주한 프로젝트로, 지난해 발주했으나 계약이 지연되면서 이번에 재입찰에 들어갔다.
상반기 중으로 시공사가 선정될 예정인 이 프로젝트에는 삼성ENG를 비롯해 GS건설, 스페인기업 등 3곳이 경쟁을 벌이고 있이며 그 중 삼성ENG가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50억달러 규모 바레인 밥코 정유 현대화시설 프로젝트에는 프랑스기업 테크닙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하고 있으며, 영국의 페트로팩 등과 참여한 60억달러 규모 오만 두쿰 정유 프로젝트 입찰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어닝쇼크' 원흉으로 지목된 주요 악성 프로젝트들의 리스크도 점진적으로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긍정적 작용을 하고 있다.
UAE에서 진행 중인 카본블랙(CBDC) 정유공장 프로젝트가 현재 공정률이 95%가량 진행되면서 연내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프로젝트는 삼성ENG가 수주한 대표적인 저가수주 프로젝트로, 2015년 실사를 통해 충당금 1200억원을 미리 설정한 바 있다.
또 다른 악성 프로젝트인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발전 프로젝트, 이라크 바드라 가스분리 프로젝트에도 각각 1500억원, 130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해 둔 상태다. 이들 프로젝트 역시 진행률이 각각 85%, 77%로 2년 내 완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용희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안 프로젝트에 대한 리스크는 아직 해소하지 못했으나, 충당금 설정으로 단기적인 실적 우려는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난해 초 1조2537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재무구조는 선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초 유증을 통해 자본을 확충했지만, 아직 관계사 및 기타 사업을 통한 수익성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고 있다"며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을 통한 자본 및 재무구조 안정화가 필수"라고 판단했다.
삼성ENG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5년 마이너스를 기록(-6836억원)한 데 이어 지난해 1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흐름(-2331억원, -774억원, -1274억원)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외부의 재무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차입금 상환, 영업능력 유지, 배당금 지급 및 신규투자 등을 할 수 있는 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일반적으로 재고자산이 늘거나 결제조건이 악화돼 매출채권이 증가하는 등 운전가금 부담이 늘어난 경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삼성ENG의 3분기 말 기준 매출채권 규모는 모두 9327억원으로, 전년동기 5896억원에 비해 36.7%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크게 개선된(-850.0%p) 부채비율도 여전히 다른 상장 대형건설사에 비해 높은 수준(340.2%)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그룹 공사를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악성 프로젝트 정리 이후 해외수주 재개하고, 이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