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2년간 2%포인트 하락 치열한 경쟁·낮은 수익률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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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면서적립금 기준 2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시장점유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금융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12월말 운용 기준 적립금이 20조6265억원으로 45개 금융사 퇴직연금 적립금 147조218억원의 14%를 차지했다. 퇴직연금 운용관리계약이 있는 45개 금융사는 은행 14곳, 생보 12곳, 손보 6곳, 증권 13곳 등이다.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삼성생명이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9.5%), 국민은행(8.5%), 우리은행(7.1%)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이 20조원을 돌파했지만 시장점유율은 매년 축소되고 있다. 2014년 12월 16%에서 2015년 말 14.9% 등으로 매년 1%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삼성생명의 점유율이 계속 줄어든 이유는 적립금 증가율이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45개사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 규모가 2015년보다 두자릿 수 비율(16.3%) 증가한 가운데 삼성생명은 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15.9%, 국민은행 14.5%, 우리은행 12.1% 증가한 것보다 증가율이 낮았다.
퇴직연금제도는 기업이 재직 근로자의 퇴직금 재원을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해 운용해 근로자 퇴직시 지급하는 제도로 지난 2005년 도입됐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형), 확정기여형(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로 나뉘는데 DB형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DB형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은행업권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영향력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 고객 기반이 넓은 은행이 영역을 확장하면서 업계 1위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생명 DB형 적립금은 2015년 말 16조2439억원에서 2016년 말 17조5557억원으로 8.1%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신한은행은 DB형 적립금이 14.5% 증가했고 국민은행은 DB형 적립금이 12.4% 증가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시장점유율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며 "계열사 비중도 낮아지고 있어 점유율은 향후 더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운용자산 기준 계열사 비중은 2014년 58.2%, 2015년 54.3%, 2016년 51.6%로 매년 낮아졌다.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도 삼성생명 점유율 축소에 영향을 줬다. 2015년 12월 말 기준으로 DB형 상품의 7년 연평균 수익률을 보면 삼성생명은 3.51%를 나타냈다. 이는 신한은행(3.72%), 국민은행(3.58%), 우리은행(3.54%)보다 낮은 수준이다.
DC형 상품의 7년 연평균 수익률은 삼성생명이 4.12%를 나타냈고 신한은행 4.26%, 국민은행 4.3%, 우리은행 4.03%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