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오리 3200만마리 도살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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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 이후 처음으로 사흘 연속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설 명절 기간이 AI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고비가 될 전망이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5~17일 사흘간 전국 농가에서 접수된 AI 의심 신고는 1건도 없었다.
지난해 11월16일 충북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의 한 오리 사육농가에서 최초로 의심 신고가 들어온 후 사흘 연속 AI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가 진정세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AI 의심 신고 건수는 발생 초기인 지난해 11월 하루 평균 3~5건에서 12월 들어 전국으로 확산하며 매일 8~14건이 접수됐다. 12월 말부터 신고 건수가 하루 1~3건으로 줄어들어 확산세가 주춤하는 양상이다.
현재까지 AI가 발생한 가금류 농가는 총 331농가다. 17일 자정까지 도살 처분된 닭·오리는 3202만 마리다.
닭이 2713만 마리로 전체 사육 규모의 17.5%가 도살·매몰 처분됐다.
산란계(알 낳는 닭)는 2305만 마리, 번식용 닭인 산란씨닭은 43만7000마리가 각각 도살 처분됐다. 전체 사육 규모 대비 산란계는 3마리 중 1마리, 산란씨닭은 2마리 중 1마리가 각각 사라진 것이다.
오리와 메추리는 각각 245만 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방역 당국은 귀성객 등 인구이동이 많은 설 연휴 기간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방역에 행정력을 모을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와 서울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과 협력해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대형전광판 등을 활용한 홍보와 캠페인에 나설 예정이다.
방역 당국은 겨울 철새 이동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새 도래지 인근 농가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국의 철새 조사지역 200개소의 철새 종류와 개체 수를 파악해 지방자치단체에 알리고 공동방제단을 꾸려 소독을 벌일 계획이다. 철새도래지 인근 농가에는 축사 주변 생석회 도포와 그물망 설치 등을 주문했다.
계열화 업체는 가금류 입식·출하를 한꺼번에 하도록 당부하고, 육계와 토종닭 간 교차 오염 방지를 위해 출하차량 관리와 소독을 철저히 하도록 했다.
방역에 취약한 소규모 농가는 닭 등을 사들여 냉동 비축하고, 남은 음식물을 닭에게 주는 농가에 대해 우선 수매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