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검진의 실시와 검진에 대한 인식의 확대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건강검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따라 암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암의 조기 발견 및 진단으로 치료 성적을 높이고 있다. 

건강검진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제 검진은 우리 국민들에게 중요한 연중행사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건강검진을 우리 몸의 모든 질환을 찾아낼 수 있는 '만능 검사'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패키지형 종합검진은 암, 고혈압, 당뇨, 위장, 심장질환 등 주요 질환 검사에 치중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모든 질환을 알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발병 속도가 빠르고 찾아내기 힘든 폐암, 난소암 같은 경우 고가의 검진을 받더라도 자칫 증상이 없다고 생각해 저선량 폐CT나 질 초음파 등 정밀검사를 하지 않아 조기 발견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검진 내용이 모든 병을 다 진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흡연 여부·가족력 등 개인별 특이점을 점검한 후 빠진 항목을 스스로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의 생활습관과 가족력, 현재 질병 유무와 질병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검진과 교정이 필요하다. 본인 업무상 특성, 특유의 생활 습관 및 식습관 검토, 산업적 유해 물질에 대한 노출 혹은 위험한 사고 노출 등의 직업성 특성을 포함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근력 및 체지방 분석 결과를 활용해서 어떤 운동을 얼마만큼 하면 좋을지를 계획해 볼 수 있고, 각종 검사 결과의 수치를 분석해서 개선해야 할 식습관 및 생활 습관을 찾아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분석과 노력으로 내게 맞는 좋은 습관을 생활화하는 작업은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질병 가계도 만들어 가족력이 있는 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나도 모르는 가족력이 있는지 발견하기 위해서는 질병 가계도를 만들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족과 친인척의 과거를 통해서 자신은 물론 자녀에게 잠재된 질환의 위험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질병의 정확한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광범위하게 가족 질병도를 그리는 것이 좋지만, 이러한 광범위한 질병 가계도를 만들기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본인을 중심으로 직계가족 3대(조부모, 부모, 본인형제)와 3~4촌 친척까지만 그려도 충분하다. 이때 범위는 부계와 모계 쪽을 동일하게 그려야 한다. 

암을 앓았던 가족이 있을 경우 일반적인 암 검진 권고 연령보다 앞서 암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가족이나 친척 중 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이 있었다면 다른 검사에 앞서 심장 정밀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뇌혈관질환이나 심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 흡연, 음주가 진행 중이라면 향후 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 ▥ 20~30대, 평생 건강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기

    20~30 대에는 건강검진을 통해서 혈중 지질이나 혈당, 혈압 등을 확인해서 이상 유무를 알아보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술자리가 잦은 30대는 위염, 위궤양 등의 발견을 위해 위내시경을, 지방간 여부 확인을 위해 복부 초음파를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검진을 통해 A형 B형 C형 간염 등에 대한 항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반드시 간염 예방접종을 시행해야 한다. 최근 많은 관심 속에 보편화 되고 있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젊은 여성 뿐 아니라, 중년으로 접어 든 여성들에게도 나이에 맞는 예방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젊음을 믿고, 오로지 체력으로 버티는 이 연령대에, 지나치면 자칫 건강을 놓칠 수 있다. 젊은 나이에 생기는 암은 오히려 예후가 매우 안 좋을 수도 있으므로 이때부터 건강에 대한 관심을 갖고 좋은 생활 습관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 40~50대, 체계적인 관리하기

    40~50대에는 본격적인 노화가 진행되기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급적 의료기관 한 곳에서 지속적으로 체계적인 검진과 관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40~50대 중년 남성의 경우 건강검진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국내 성인 남성의 암 발병률이 높은 간암.대장암.위암.폐암.전립선암 검사를 매년 받아야 한다. 대장암을 발견하기 위해 진행하는 대장내시경 검사의 경우 5년에 한 번이 권장되고, 이외의 검사들은 대부분 매년 시행 받는다. 

    단, 대장에서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용종이 발견된 경우 3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전립선암은 PSA(혈청전립선특이항원검사)와 직장수지검사(손가락을 항문으로 넣어 전립선을 촉진하는 것), 경직장전립선초음파검사(초음파기기를 항문에 넣어 검사) 등 세 가지 검사로 조기 진단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40대부터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에 걸리기 쉬운 여성들의 경우, 40대가 넘으면 매년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유방암 검사는 엑스선 검사와 초음파 검사, 두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골밀도 검사도 50대부터 권장된다.

  • ▥ 60대 이상: 치매.뇌졸증 검사 필수

    60세가 넘으면 중대 질병의 발병률이 현격하게 높아지기 때문에 암 검진과 함께 치매심리 검사를 꼭 시행하는 것이 좋다. 기억력 감퇴나 치매의 징후가 있으면 뇌 MRI 검사를 권장한다. 

    60대는 흔히 중풍이라 불리는 뇌졸중의 위험이 크다. 고령이거나 뇌질환이 의심되거나 가족력, 흡연, 당뇨, 고혈압 등 뇌졸중 위험 요인이 있다면, 1년이나 2년에 한 번씩 뇌 형태검사(MRI), 뇌 혈류검사(MRA), 뇌 CT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 같은 검사로 뇌조직과 혈관의 이상여부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뇌졸중 예방과 조기 진단에 유용하다. 

    건강검진을 마친 뒤 검진표에 '정상'으로 나왔다고 섣불리 질환이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암 검진 등을 받았는데 이상이 없다고 해서 술·담배 등 좋지 않은 습관을 지속하다가 건강검진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암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상이지만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평소 본인의 식습관, 운동, 수면, 스트레스 등을 점검하는 등 건강습관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중요한 습관들이 물론 많겠지만, 아침식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오전에 많은 양의 업무를 소화하고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아침식사를 통한 영양과 에너지 공급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뇌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근육량의 유지를 통해 노화예방에 일조할 수 있다. 

    성인병이란 흡연, 음주, 식습관 등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치는 질환군을 말한다. 최근에는 ‘생활습관병’으로 부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성인병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 등이 있다. 

    특히 뇌졸중 같은 뇌혈관 질환은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인병은 사망위험이 큰 질환이다. 그래서 성인병은 건강검진을 통해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게 맞는 생활습관 및 식습관을 통해 건강한 심신을 유지한다면 아마 거뜬히 백세 시대를 영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건강의 척도란 간단히 말해서, 잘 먹고(소화기능), 잘 자고(피로 회복, 호르몬 레벨 유지), 잘 배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울적십자병원 병리과장(Ph D /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