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례재심 예비판정에서 원심대비 최대 9.8%P 인하된 마진율 결정국내 업계, 최종판정 앞두고 연기한 것에 우려감 커져
  • 국내산 유정용강관(OCTG)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연례 재심 최종판정이 연기됐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다음주 발표될 예정이었는데 미국 상무부가 돌연 날짜를 미룬 것. 그 배경을 두고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현지 업계에서 고관세를 주장하는 가운데 트럼프가 어떠한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대한 반덤핑 연례 재심 최종판정 기한을 내달 31일로 연기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당초 판정기한은 2월 11일까지였으나 48일을 더 늦추면서 3월 31일이라는 시점을 명시한 것. 해당 규정을 보면 담당 부서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시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미국 상무부는 "특정한 시장 상황에 따라 혐의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연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여러가지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 수립 이후 철강업에서 처음 내려지는 판정이라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일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이번 결과를 통해 향후 철강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규제 수위를 알 수 있다는 점도 현지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다.

     

    지난 예비판정에서 관세를 대폭 낮추며 안도했던 국내 업계는 최종판정이 연기됐다는 소식에 당황하는 분위기다. 열연강판 등 일부 품목 반덤핑 최종판정에서 미국 상무부가 결과를 뒤짚은 사실을 떠올리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국내산 유정용강관 1차년도(2014년 7월18일~2015년 8월31일까지) 연례재심 반덤핑 예비판정에서 원심 최종판정 대비 최대 9.83%P 인하된 반덤핑 관세를 결정했다. 당시 현대제철은 원심에서 15.76%의 반덤핑 마진율이 부과됐으나 재심 예비판정에서는 5.92%가 적용돼 9.83%P, 세아제강은 12.82%에서 3.80%로 9.02%P 각각 떨어졌다.

     

    이번 최종판정에서 지난 결과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국내 업계는 미국으로부터 약 6600만달러를 환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차연도 기간에 국내 철강사들이 납부한 반덤핑 관세 중 마진율 차이만큼을 돌려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최종판정이 한 차례 연기되면서 이 역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 모두 반덤핑 원심 최종판정에서 예비판정대비 높은 마진율이 부과된 사실에 주목, 미국 국제무역법원(CIT) 및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연례재심 대응 등을 추진해왔다"며 "그 결과 연례재심 예비판정에서 마진율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 수립 이후 처음 내려지는 철강업 무역 판정이라 미국이 더욱 신중을 기하는 거 같다"며 "최종판정을 코앞에 두고 미국 상무부가 연기했다는 점에 불안감을 떨쳐낼 수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