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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충남 보은의 젖소와 한우(육우)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유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대부분의 농가가 구제역 백신 접종을 완료해 우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과거 구제역 파동 때의 뼈아픈 경험을 되풀이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 방역총괄과에 따르면 지난 12일을 기준으로 전국 소 사육 농가의 백신 접종 비율이 99.4%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어제까지 전국 소 283만 마리 중 99.4%의 구제역 백신 접종이 완료됐으며 오늘 안으로 100% 완료될 것"이라며 "12일 기준, 현재까지 구제역과 관련해 살처분 된 소는 1203두로 이 중 젖소는 428두, 한우(육우)는 775두"라고 밝혔다.
정부가 전국 소를 대상으로 한 구제역 백신 접종을 오늘 내 완료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유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혹시 모를 확산 방지를 위해 자체적으로도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조합원으로 등록돼 있는 축산농가 1700여곳 모두 구제역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며 구제역 관련 약품과 소독약 등을 농가에 지원하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집유 차량 자체에 소독 장치를 부착해 자체 소독을 하고 있으며 농가에서는 방제복을 갖춰 입도록 하고 있다"며 "구제역 바이러스가 사람을 매개체로 견인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구제역 발생 초기부터 조합원들 간 모임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등 확신 방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유 제품은 132도 이상에서 초고온 살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구제역과는 관계없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며 "현재까지 우유 소비량이나 수급에 있어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지만 민감한 이슈이다 보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우유를 생산하는 모든 농가의 소를 대상으로 구제역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집유 차량 소독 및 방역을 강화하는 등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밖에 건국유업, 동원F&B, 롯데푸드, 비락, 빙그레, 삼양식품, 연세우유, 푸르밀, 한국야쿠르트 등 한국유가공협회에 등록된 회원사와 계약된 농가 모두 구제역 백신 접종을 마쳤다.
유가공협회 관계자는 "구제역 발생 이후 회원사들의 백신 접종 누락이 없도록 이를 알렸으며 모두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라며 "지난 2010년, 2011년 역대 최악의 구제역 파동 당시 우유 생산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던 적이 있는데 당시의 뼈아픈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조기 진압과 확산 방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11월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 파동으로 당시 발생 6개월 만에 소와 돼지 약 348만 마리가 살처분 됐다.
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0년 구제역 당시 전국적으로 확산이 돼서 유유를 받는 집유량이 줄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며 "대형마트에서도 우유 제품을 진열하지 못할 정도로 타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구제역은 아직까지 시장에서 우유 제품 판매량이나 농가의 생산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일부 농가에서 의도적으로 백신 접종을 누락시키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정부가 나서서 이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한우와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전월 대비 하락세이며, 우유는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소비자 가격이 7월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등심 1등급을 기준으로 한우 소비자 가격은 지난 2016년 2월 100g 당 8118원에서 올해 2월 10일 7829원, 돼지고기는 같은 기간 1858원에서 1784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우유는 원유가격연동제로 생산비 증감분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 따라 원유 기본가격을 결정해 올해 7월까지 리터당 922원이 유지된다.
구제역 발생 이후, 정부는 전국의 소 사육 농가에 구제역 백신 접종을 권고했지만 일부 농가가 이를 누락한 것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축산농가 관계자는 "소들이 백신 접종을 맞을때 이리 저리 도망다니고 주사 바늘에 찔리는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우유 생산량이 줄거나 임신한 소는 유산 위험도 있어 일부 농가에서는 일부러 백신 접종을 기피하고 있다"며 "만약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인근 농가까지 줄줄이 확산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정부의 관리·감독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전국 시·도의 백신 접종을 14일까지 모두 완료한 뒤 1주일 후 항체 모니터링을 검사할 예정이다. 50두 미만 소규모 농가는 공수의 등을 동원해 접종을 실시하고 50두 이상 농가는 담당공무원이 접종을 확인한다.
이와 함께 A형 구제역 추가 발생을 대비해 'O+A'형 구제역 백신을 영국과 러시아 등으로부터 긴급 수입하고 구제역이 발생한 시·도 우제류의 타 지역 반출금지 기간을 오는 19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