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림돌' 수완에너지 매각… 가벼워진 몸값건설경기 침체·다수 중견사 매물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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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각 삼수생' 경남기업이 그동안 '걸림돌'로 여겨졌던 자회사 수완에너지 분리매각에 성공하면서 매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밝지 않은 건설경기 전망과 비슷한 규모의 매물들이 많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지난달 수완에너지 주식 420만주와 대출채권을 삼익악기에 각각 24억원·356억원에 양도했다. 지난달 체결한 MOU가 본계약으로 이어진 것이다.

    경남기업은 그동안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수완에너지를 분리매각하기 위해 수차례 시도했으나 매번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10월에는 영인기술-이투파트너스 컨소시엄과 수완에너지 지분을 일괄 매각하는 MOU까지 맺었지만 본계약을 앞두고 끝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경남기업이 수완에너지를 순조롭게 분리매각한 만큼 매각성사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경남기업은 그동안 수완에너지를 포함한 패키지 매각으로 시장에 나오면서 매각예상가격이 2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인수의향을 보였던 업체들마저 본입찰에서는 발을 빼는 등 번번이 매각에 실패했다. 경남기업과 성격이 다른 수완에너지 때문에 굳이 수백억원을 더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수완에너지는 광주 소재 LNG열병합 사업체로 광주 수완지구 일대 4만여가구에 난방을 공급한다. 업계에서 추정한 수완에너지 매각가격은 400억~500억원 사이다.

    경남기업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던 삼라마이더스(SM)그룹 측은 "애초 인수를 고려한 이유는 인수 후 매각을 통해 차익을 남기려는 것이 아니라 이를 운영하려는 데 있다"며 "수완에너지는 우리와 성격이 다른데 굳이 가격을 더 주면서까지 매입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그동안 응찰을 꺼렸던 기업들이 다시 경남기업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SM그룹을 비롯해 남광토건, 극동건설을 차례로 사들이면서 이름값을 올린 세운건설 등이 다시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남기업 측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기간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35위까지 추락했다"며 "수완에너지 분리 매각에 이어 새 주인 맞이까지 성공한다면 이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변수는 건설업황 침체와 비슷한 규모 중견건설사들이 M&A시장에 이미 나왔거나 나올 예정인 점이 꼽힌다.

    경남기업은 2015년 3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같은 달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되면서 상장폐지됐다. 법정관리 이후 매각이 진행됐던 지난 2년보다 올해 건설경기는 더욱 침체될 전망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남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이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어지는 업황부진 등으로 경남기업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경남기업 3분기 보고서를 보면 개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739억원에 비해 26.9% 감소했다. 1분기 영업손실 56억원, 순손실 1021억원 여파로 영업이익이 2분기에 흑자전환했음에도 3분기 누계 기준 영업손실 28억원과 순손실 857억원을 기록 중이다.

    M&A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 매각 관건은 건설경기가 얼마만큼 받쳐주느냐에 달려 있다"며 "주택시장 과잉공급을 비롯해 해외건설 등 수주물량 감소가 건설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인 만큼 M&A에 선뜻 나설 인수적격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비슷한 규모의 건설매물들이 출시되면서 매각성사 가능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해 M&A시장에서 매물로 나왔던 법정관리업체들의 매각성적은 시원치 않았다. 경남기업은 물론 삼부토건(53위)도 지난해 두 차례 매각에 실패했다. 주택브랜드 '우림필유'로 잘 알려진 우림건설(414위) 경우 인수자를 찾지 못해 지난해 7월 청산절차를 밟기도 했다.

    삼부토건은 경남기업과 마찬가지로 연내 매각작업을 재개할 전망이다. 삼부토건은 채권변제를 마무리 지었으며 자회사인 삼부건설공업을 KCC 계열사에 넘기며 재매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 측은 "지난해 르네상스호텔(현 벨레상스호텔) 매각성공에 이어 유러피안리조트, 헌인마을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활기를 띠고 있어 향후 매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평 50위 대우조선해양건설(50위)도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 차원에서 진행된 매각절차가 한창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이르면 이달 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