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 한진해운 사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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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지난해 해상운송에 관한 국제수지에서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 국제수지의 서비스무역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해상운송 수지는 5억3060만 달러(잠정치·약 6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한은이 2006년부터 관련 통계를 낸 후 연간 기준으로 적자가 나기는 처음이다.
해상운송수지는 선박을 통한 여객과 화물 운송뿐 아니라 우편 서비스, 항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등을 포함한다.
한국은 그동안 해상운송수지에서 흑자국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연간 해상운송수지 흑자는 2006년 17억60만 달러에서 2012년 70억8170만 달러까지 늘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해운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흑자 규모가 2013년 56억320만 달러로 줄었고 2014년 43억9130만달러, 2015년 43억68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급기야 작년에는 해운업 강국이라는 과거 명성이 무색하게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한진해운 사태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우리 국민이 해상운송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199억9520만 달러로, 2015년(276억90만 달러)보다 27.6%나 줄었다.
수입액도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최소 규모다.
국제적인 해운 물동량 증가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한진해운 사태로 화물운임 수입이 크게 줄었다.
실제로 지난해 해상운송수지에서 화물수입은 167억1770만 달러로 2015년에 비해 31.2% 급감했다.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였던 한진해운이 경영난으로 작년 9월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해운업계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선박들이 많이 드나들던 부산항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이후 7년 만에 물동량이 감소했다.
이와 달리 관광 등을 위한 해상운송 여객수입은 4820만 달러로 전년보다 31.1% 늘었다.
또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해상운송으로 외국에 지급한 돈은 205억2580만 달러로 2015년보다 11.9% 줄었다.
해상운송 수입액보다 감소 폭이 훨씬 작았다.
올해도 국내 해운업계가 활력을 찾지 못하면 흑자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 사태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고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로 국제적인 해운업 업황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법은 17일 한진해운에 대한 파산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해운업의 회복을 위해 대형선박의 건조를 지원하고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