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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비철강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벽 아래 철강업이 갖는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철강이 어려울 때 비철강사업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성장 동력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가운데 비철강사업을 주도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최근 리튬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현재 리튬 추출 관련 국내특허 44건, 해외특허 76건을 출원하는 등 탁월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0년에는 2차전지를 넘어 전기차 수요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리튬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포스코만이 생산한다는 점을 볼 때 포스코의 리튬사업 투자는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리튬은 휴대폰 및 태블릿PC 등의 모바일기기와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차세대 핵심 소재다. 리튬 자원은 크게 광석과 염수(리튬이 녹아있는 액상 광물), 해수로 구분된다. 이 중 현재 가장 원가경쟁력이 높은 자원은 염수로, 전 세계 리튬화합물 중 약 70%가 염수로부터 생산되고 있다.
세계 리튬 수요는 전기차(EV)를 중심으로 한 2차전지 시장의 성장에 따라 2020년에는 약 32만5000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그 중 2차전지용 리튬 수요는 매해 20% 이상 급증해, 2020년에는 18만톤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전체 리튬수요 중 2차전지용 비율은 56%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리튬 시세가 톤당 만달러 정도인 걸 감안하면, 2020년 시장규모는 약 3조7000억 내외로 추정된다. 포스코는 2020년까지 연산 4만톤의 리튬을 생산해 세계 시장 점유율 10%,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포스코가 리튬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 2월 7일 전남 광양제철소 내 리튬생산 공장에서 권오준 회장을 비롯한 이웅범 LG화학 사장, 조남성 삼성SDI 사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리튬생산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리튬사업에 뛰어든 지 7년만에 국내에서 첫 생산을 알리는 신호탄을 쏜 것.
향후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는 리튬은 폐이차전지를 이용한 추출법을 사용하게 된다. 리튬 추출법에는 폐이차전지를 이용한 방법과 염호를 이용해 추출하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국내에는 염호가 없어 부득이하게 폐이차전지를 이용한 추출법을 쓸 수 밖에 없다는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염호를 찾기 위한 포스코의 노력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염호를 통한 리튬 추출이 경제성 측면에서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다. 전체 리튬 생산의 70% 이상 차지하는 염수가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4개국에 집중돼 있어, 포스코는 그 주변국을 중심으로 염호를 찾고 있는 중이다.
적합한 염호를 가진 업체를 찾아낸다면, 염호 부근에 생산공장을 건설, 현지에서 직접 리튬을 추출해 양산한다는게 포스코 리튬사업의 최종 목표다.
포스코는 2010년 화학 반응을 이용한 리튬 직접 추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리튬사업에 첫 발을 디뎠다. 이듬해인 2011년 7월에는 포항 실험동에서 하루에 2kg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파일럿플랜트를 가동하며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2012년 12월에는 연산 탄산리튬 20톤급 파일럿플랜트를 칠레 코피아포시 인근에 설치하고 본격적인 실증연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2014년에는 아르헨티나 카우차리 염호에 연산 200톤 규모의 대형 실증플랜트를 구축, 현재 상용화를 위한 최종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자연증발법은 염수를 최소 12개월 이상 장기간의 농축과정을 통해 불순물을 일부 제거한 후 이를 화학공장으로 이송, 리튬화합물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장기간의 농축과정을 위해서는 여의도 면적의 약 5배 이상 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증발Pond가 필요하다.
그에 비해 포스코 리튬추출 기술은 화학반응을 통해 염수에서 인산리튬을 추출후 탄산리튬으로 전환하는 공법이다. Li(리튬), Na(나트륨), K(칼륨), B(붕소), Mg(마그네슘), Ca(칼슘), Cl(염소) 등이 포함된 염수에서 불순물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나감으로써, 최종적으로 안정된 형태의 리튬화합물로 추출한다.
이를 통해 자연증발법에 의한 리튬 추출 시 소요되던 약 12개월의 생산 기간을 약 1개월로 단축시켰다. 리튬 회수율도 종전 10~20%에서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어떤 염수를 이용하더라도 성분 분석 후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