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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2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0위권 수준으로 떨어졌다.
5일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2.7%로 OECD 회원국 중 10위를 기록하며 지난 2015년 12위에 이어 2년 연속 두자릿수 등수에 그쳤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2년 연속 10위권대에 그친 것은 4년 연속(2003∼2006년) 두 자릿수를 기록한 2006년 이후 10년 만이다.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성장률 순위는 2006년 10위에서 2007년 8위, 2008년 6위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권이던 2009년과 2010년에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4위, 2위까지 치솟았다.
반면 2011년과 2012년 각각 7위로 떨어진 뒤 2013년 6위, 2014년 4위로 소폭 올라갔다가 2015년 다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문제는 단순히 성장률 순위만 하락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성장 수준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1970년대 연평균 10%가 넘었던 우리나라는 1980년대 연평균 8.8%, 1990년대 7.1%대의 고성장을 구가했지만 2000년대 들어 연평균 성장률이 4.7%로 5%를 밑돌았고, 2010년대 들어서는 3.4%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6.5% 깜짝 성장한 2010년을 제외하면 2011년 3.7%, 2012년 2.3%, 2013년 2.9%, 2014년 3.3%, 2015년 2.6%, 2016년 2.7% 등으로 3% 성장마저 버거운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에만 해도 OECD 평균에 비해 5%포인트 가량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이후 OECD 평균과 격차가 계속 감소해 2014년 1.4%포인트, 2015년 0.4%포인트, 2016년 1.1%포인트 등으로 줄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로 지난해(2.7%) 보다 낮은 2.6%를 제시했다.
OECD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OEC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지난해 2.9% 성장한 뒤 올해 3.3%, 2018년 3.6%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유독 우리나라의 성장 부진이 눈에 띄는 셈이다.
우리나라가 2%대 저성장을 이어가면 내년에는 미국(3.0% 전망)에도 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떨어진 성장 활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성장엔진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어가면서 1인당 국민소득(GNI) 3만 달러 달성도 희박하게 됐다.
지난해에도 1인당 GNI 2만 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올해에도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제 성장률과 원/달러 환율, GDP 디플레이터, 인구 증가율 등을 고려할 때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2만 달러대 후반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2006년 1인당 GNI 2만달러에 진입한 뒤 10년이 되도록 3만 달러 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2014년 1인당 GNI가 2만8071달러가 가장 가까이 다가갔으나 2015년에는 오히려 줄었다.
한국이 1인당 GNI 2만 달러대에서 맴도는 것은 성장률이 빠르게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 각 나라의 성장률이 떨어지는 추세지만 한국의 성장률은 2008년 OECD 6위, 2009년 4위, 2010년 2위까지 올랐다가 10위권으로 내려앉는 등 더 가파르게 성장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특히 성숙한 경제일수록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게 마련이지만 한국은 아직 선진국 반열에 들지도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엔진이 식고 있다.
올해에도 1인당 GNI 3만 달러 진입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고,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지난해 경제 성장을 이끈 건설투자도 올해는 지난해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업계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등을 더욱 확실히 추진해야 앞으로 성장률이 개선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