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차기 회장 실력 위주 예측가능한 탕평인사 카드·금투에 임영진·김형진 사장 배치

조용병 차기 신한금융회장이 손발을 맞출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실력을 겸비한 임원들을 발탁한 탕평인사를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그룹은 6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차기 신한금융그룹을 이끌 계열사 사장단을 구성했다. 이달 출범하는 조용병 회장 체제 내 인사인 만큼 큰 관심이 모아졌다.

◆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 이변 없었다…실력 검증된 인재 발탁

발표된 사장단 명단을 살펴보면 조용병 차기 신한금융 회장이 안정적인 인사를 펼치고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서 경력을 탄탄하게 쌓아온 인물들을 선임해 인사 잡음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먼저 신한카드를 이끌게 된 임영진 사장 후보자는 정통 신한맨으로 꼽힌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인사부, 종합기획부를 거쳐 1991년 일본 오사카·후쿠오카지점에서 근무했다. 

2003년에는 오사카 지점장으로 일하는 등 신한은행 내 '로열 라인'으로 불리는 일본 지점을 거쳤다. 이같은 경력 덕분에 신한금융 재일동포 주주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임 내정자는 지난 2015년 고 서진원 행장 대신 신한은행을 잠시 이끌기도 했다. 이후에는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 시너지 전략을 총괄해왔다. 

신한금융 자경위는 지주 내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임 내정자가 빅데이터, 핀테크 등 트렌드에 민감한 카드 사업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신한카드 이사회 비상임이사로 활동하면서 회사 내부 사정에 밝은 점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사장으로 새롭게 발탁된 김형진 내정자 역시 정통 신한맨 중 하나다. 신한은행 입행 후 인사부장과 경영기획 담당 부행장,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 자리를 거쳐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신한금윰지주 부사장으로 전략기획, 글로벌, 디지털업무 등 굵직한 업무를 맡아왔다. 김 사장 내정자 역시 신한금투 비상임이사로 활동하며 증권업에 대한 이해도를 꾸준히 높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김형진 내정자가 최근 증권업 침체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신한금융투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 차기 회장, 위성호 차기 신한은행장, 임영진 차기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차기 신한금융투자 사장. ⓒ 신한금융그룹
    ▲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 차기 회장, 위성호 차기 신한은행장, 임영진 차기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차기 신한금융투자 사장. ⓒ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 세대교체 작업 안정적 마무리…조용병 회장 1기 체제 개막

  • 신한금융그룹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모두 끝내고 본격적으로 조용병 회장 시대를 맞게 됐다. 

    조용병 차기 회장은 첫 임무였던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하고 신한금융 수장으로써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 

    올해 지주를 비롯해 은행, 카드 등 신한금융그룹의 세대 교체 폭이 커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실력 위주의 예측 가능한 인물을 선임하며 안정화를 꾀했다는 평가다.

    조용병 회장 1기 체제에서 위성호 차기 은행장을 비롯한 임영진·김형진 사장이 전면 배치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우수한 실력을 갖춰 신한금융 내 회장·은행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들이 올해 계열사 수장으로 대거 발탁됐기 때문이다. 

    먼저, 위성호 행장 내정자는 오랜 숙원을 풀고 올해부터 신한은행을 이끌게 됐다. 

    지난 2015년 고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이 와병으로 물러나고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거론됐지만 고배를 마셨고, 지주 회장 선임 때도 유력 후보로 떠올랐으나 자진사퇴했다.

    대신 신한카드를 업계 1위로 끌어올렸던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결국 신한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됐다. 

    그동안 금융지주내 부사장으로 활동하며 베일에 쌓여 있었던 임영진·김형진 사장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그룹 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를 각각 맡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하마평에 자주 오르내렸지만 그룹 내부 임원이다 보니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계열사를 이끌며 경영 실력을 공개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기회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지금까지 따라 붙었던 '후보' 꼬리표를 떼고 차기 대권 후보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이 본격적으로 조용병 차기 회장 체제를 시작하게 됐다"며 "계열사 인사를 조용히 마무리 지었고, 능력있는 임원들을 수장으로 대거 발탁해 세대교체도 성공적으로 이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