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영향 생각보다 낮을 것"… 장기화 가능성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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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THAAD) 보복의 일환으로 금한령(禁韓令)을 시행하면서 위기를 느낀 국내 면세점 업계가 제3국 개척에 초점을 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여행사들의 한국관광 상품을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단하는 압박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실상 개별 관광을 제외한 단체 관광객의 한국 여행을 막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방한 외국인 1724만명 중 중국인 관광객은 807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방한 외국인 수에 47%에 육박하는 수치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 관광객이 중국인 관광객(이하 유커)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여행 상품 판매 중단은 면세점 업계에 직격탄일 수밖에 없다.
면세점 매출에서 유커가 차지하는 비중도 60~70%에 달한다.
금한령 시행으로 최악의 경우 면세점 매출의 3분의 1이상이 증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면세점 업계는 일본, 동남아 등 제3국에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3년부터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방문해 현지 여행 박람회 참여 및 로드쇼 개최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 여행사와 한국 방문 상품 개발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일본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라쿠텐과 협력을 강화해 일본인 개별여행객(FIT) 유치에 나서고 있다. 동남아 관광객도 끌어모으기 위해 동남아 취항 항공사들과 전략적 제휴도 추진 중이다.
일본, 동남아 시장 개척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SC은행, 에어아시아 MOU 체결하고 현지 셀러브리티 유치 등 브랜드 인지도 높여 나가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 두타면세점 등도 대만 및 태국 등 동남아권 및 중동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여행사와 현지 관광 프로그램을 홍보 중이다.
특히 갤러리아면세점은 이러한 노력으로 최근 중동 무슬림 여행사들과 송객 계약을 완료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올해 2월 중국, 일본 외 국적의 구매 고객수는 141%, 이들의 매출 역시 188% 신장했다.
이번 중국의 사드 보복이 면세점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사드보복으로 유커가 축소된다면 분명한 악재지만, 유커 매출이 일부 언론에서 다루고 있는 것 처럼 절반 이상의 빠질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며 "최대로 잡아봐도 20~30% 매출 축소다. 이마저도 오래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산업 전반에 걸쳐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박성형 삼성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이 '반한 감정'에 의한 구매 억제가 발생하더라도 장기화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일본과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일본 자동차의 중국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급감했지만, 큰 틀에서 성장세를 이어나간 바 있다.
박 연구원은 "한·중 무역 및 경제적 관계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무역 분쟁 등에 의해 한국의 對(대)중 수출이 급감하면, 그만큼 중국의 고용과 투자는 줄어들게 되는 구조다. '향후 제재 및 분쟁이 격화돼 중국 수출 관련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다'와 같은 주장은 억측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