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銀 1년 두 번하던 채용 올해는 한번만증권, 보험사 인턴·경력직으로 인력 활용대학 졸업자 최대, 바늘구멍 취업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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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올해 경상계열 학위를 취득하고 사회에 나오는 대학 졸업자는 약 3만1093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금융권은 졸업생 대비 10%도 채 되지 않는 2800명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이 지난해 이익을 극대화했지만 인력을 수용하는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을 비롯해 대부분 금융회사는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지점 축소 등 몸집을 줄이는데 집중했다. 결국 인력을 뽑아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란 이야기다.
◆채용시장 보루 은행마저 채용 줄어
올해 은행권은 농협은행만 상반기 200명의 대졸 취업자를 선발했다. 나머지 은행들은 아직 상반기 채용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은행권은 하반기 대거 신입직원 채용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인력을 채용할 지는 미지수다.
실제 은행권의 경우 2015년 상반기와 하반기 나눠 신입직원을 채용해 왔다.
농협은행이 상반기 244명, 하반기 350명을 채용했으며 기업은행도 상·하반기 각각 210명, 215명 등을 수용하며 은행권 채용시장을 주도해 왔다. KEB하나은행도 통합은행 출범 후 하반기 50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며 꽁꽁 언 채용시장에 온기를 더했다.
이로써 2015년 6개 주요 은행의 취업자는 2513명에 달했다.
하지만 다음해 이들 은행권은 상반기 정기 채용을 실시하지 않고 하반기에만 채용을 진행해 은행권 취업자 수는 1274명으로 대거 줄었다.
올해 역시 대부분 은행권은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채용을 실시한다고 해도 그 규모는 예년 수준보다 한참 밑돌 것이란 게 업계 분위기다.
은행권 중 유일하게 2015년, 2016년 상·하반기 신입직원을 채용했던 신한은행도 올해는 상반기 채용 시기를 미정으로 해 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의 경우 핀테크 등 비대면채널을 통한 고객 확보에 나서면서 지점의 활용도가 떨어진 상태”라며 “새로운 인력을 채용해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지점이 부족한 만큼 신규 채용에 부담스러운 입장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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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증권·보험사 ‘신입’보다 ‘인턴·경력’ 선호
증권, 보험업계는 은행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이미 이들 업계에선 ‘공채’란 단어가 사라졌다.
증권, 보험사의 경우 대기업 계열 그룹 공채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삼성그룹이 올해 마지막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키로 하면서 정기 채용문은 사실상 닫혔다는 분위기다.
실제 삼성그룹 계열 금융회사인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은 그동안의 신입사원 채용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을 제외한 동부, 한화그룹의 경우 올해 각각 70명, 100명 규모의 신입사원을 배치해 둔 상태다.
지난해 대형증권사 간 합병이 빈번했던 증권업계 역시 올해 신규 채용이 부담스럽다. 현재 내부인력도 많다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군살빼기가 먼저란 의미도 포함돼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합병 이후 지난 2년간 공채 수준의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았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간 합병된 KB증권도 합병 전부터 신입보다 경력직 사원 위주로 인력을 수급해 왔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지난해 68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채용 시기를 뒤로 미룬 상태다.
증권업계에선 한국투자증권이 채용에 앞장서고 있다. 2015년 8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 데 이어 지난해는 100명의 신규 직원을 뽑았다.
매년 김남구 부회장, 유상호 사장 등 CEO가 직접 대학교를 찾아 채용설명회를 진행하는 만큼 미래 인재를 확보하는데 적극적이란 평가다.
사실 증권, 보험업계가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인색한 이유는 이직률도 영향을 미친다.
금융위원회가 밝힌 ‘2016년 금융인력 기초통계분석 및 수급전망’에 따르면 보험, 증권·선물, 자산운용사의 이직률은 각각 87.7%, 72.5%, 86.5%에 달한다. 대부분 자발적 이직으로 고용시장이 유동적이란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사의 경우 전체 채용규모 대비 신규 채용은 26.8%에 불과하지만 경력직 채용자 수는 73.2%로 상대적으로 높다.
신규 채용 형태도 최소 6개월에서 1년간 일을 시켜본 뒤 정직원으로 채용되는 형식이다.
이처럼 인턴제가 보편화됐다고 하지만 인턴사원 입장에선 정직원이 되기까지 적은 급여와 고용불안이라는 정신적 압박에 시달린다는 단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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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금융인력 기초통계분석 및 수급전망ⓒ금융위원회
◆대학 졸업예정자 3만명 vs 금융사 채용 규모 2886명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7개 금융업권(1389개사)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 예상규모를 조사한 결과 약 2886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것으로 전망했다.
채용 의사를 밝힌 곳은 약 329개사로 조사대상 업체의 약 40%에 불과하다.
업권 중 상호저축은행이 70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캐피탈, 카드사 등 여신전문업체가 692명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채용이 계획된 직무는 영업·마케팅으로 전체의 68.1%에 달하는 인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일단 이들은 모두 과반수 이상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것을 밝혔지만 2017년도 대학 졸업 예정자 수를 감안하면 올해도 채용시장은 꽉 막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년 금융인력 기초통계분석 및 수급전망’에 따르면 향후 5년간 경상계열 학위 취득 대학 졸업자 수는 매년 2만9803명이 될 전망이다.
2017년에만 3만1093명의 경상계열 학위 졸업자가 발생한 후 점차 그 수는 감소한다는 진단이다.
이들이 모두 금융권에 취업하진 않겠지만 올해 졸업자 수보다 취업 예상 규모를 비교해 봤을 때 고용률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
바늘 구멍 수준의 취업문을 통과해도 기대 이상의 급여를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대부분 업권에서 2500만원~5000만원 미만 급여수준에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2500만원 미만 구간의 신입직원 급여도 상당해 남녀 간 급여 차이 해소도 시급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