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8주 연속 하락세 지속 … 고점 대비 반토막일론 머스크 정치행보에 대한 반감·실적 추정치 하향 영향ETF·ELS 등 관련 상품 손실 우려 … “하반기 상승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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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가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반감 확산과 1분기 인도량 추정치 하향으로 최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날에는 4년 반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각) 테슬라는 전장(262.67달러)보다 15.43% 폭락한 222.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는 정규장이 끝난 후 시간 외 거래에서도 3% 이상 추가로 밀려나며 215달러선에서 거래됐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억8908만주, 439억달러로 집계됐다.앞서 테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20일부터 8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10년 6월 상장 이후 주간 단위 최장기간 하락이다. 이 기간 주가는 47.91% 급락했으며 지난해 12월 17일 기록한 고점(479.86달러) 대비로는 반토막(-53.71%)이 났다.한때 1조5000억달러(약 2185조9500억원)를 상회하던 시가총액도 8448억8000만달러(약 1231조2436억원)로 쪼그라들며 1조 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고점보다 약 7000억달러(약 1020조원)가 증발한 셈이다.이 같은 급락은 글로벌 증시를 강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머스크 테슬라 CEO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반감이 맞물린 영향이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테슬라의 1분기 인도량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추정치 하향 등도 반영된 모습이다.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월가의 UBS그룹과 로버트 W. 베어드 앤드 컴퍼니(베어드)는 테슬라의 1분기 판매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UBS는 “테슬라 모델 Y의 신형 출시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주문이 다소 주춤한 상태”라며 1분기 판매량 추정치를 이전보다 16% 감소한 36만7000대로 예상했다.또한 지난 1~2월 유럽 최대 전기차 시장인 독일에서의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약 70% 급감했으며 지난달 중국 상하이 공장의 테슬라 출하량도 49% 감소해 202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미국·유럽에서는 머스크 CEO의 정치활동에 반대하는 시위와 테슬라 차량·매장·충전소 등을 겨냥한 방화·총격 등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날에는 테슬라 신차들이 보관돼 있던 시애틀 시내 주차장에서 사이버트럭 4대가 한꺼번에 불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벤 칼로 베어드 애널리스트는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지지하거나 무관심한 사람들조차 테슬라를 구매하는 것을 두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테슬라를 표적으로 한 일련의 사건들이 테슬라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을 위축시켜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테슬라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손실과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한국예탁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해외 증시에서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로 22억6404만달러(약 3조296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테슬라를 2배로 추종하는 TSLL(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는 15억7810만달러(약 2조2977억원)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2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테슬라를 추종하면서 테슬라 콜옵션(자산을 일정 가격해 살 권리)을 매도해 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TSLY(TIDAL TRUST II YIELDMAX TSLA OPTION INCOME STRATEG)는 18위(1억1917만달러·약 1735억원)를 기록했다.같은 기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테슬라와 관련한 종목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는 33.05% 급락했으며 ▲KODEX 테슬라밸류체인FactSet(15.97%)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15.58%) ▲KODEX 테슬라커버드콜채권혼합액티브(15.15%) 등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지난달 18일 상장한 KB자산운용의 ‘RISE 테슬라미국채타겟커버드콜혼합(합성)’도 약 한 달 만에 9.89% 내렸다.테슬라의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난 탓에 관련 주가연계증권(ELS)도 원금손실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3개월 동안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발행 규모는 약 5588억원이다. 이 중 신영증권, 하나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의 증권사가 발행한 상품 다수가 낙인(knock-in) 구간에 진입해 투자자들에게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만기가 많이 남은 ELS의 경우 기초자산 가격이 상환 전까지 배리어를 충족하면 투자 원금이 보장돼 향후 테슬라의 주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중장기적인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임은영 연구원은 “테슬라의 첫 번째 사이클은 전기차의 수익화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었으며, 새로운 사이클은 자율주행의 수익화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될 것”이라며 “테슬라가 오는 6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 개시를 앞둔 만큼 이를 기점으로 하반기 손익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1분기에 실적 부진과 제한된 모멘텀으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로보택시 상용화 및 관련 규제 완화, 연말께 휴머노이드 양산 능력 확보 등을 통해 중장기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