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매수세로 간신히 버텼다'…"코스피·코스닥 비교적 선방""미국 성장 둔화 우려…경기 불안 완화 시 강한 반등 기대 가능"위험자산 기피 현상에 암호화폐 시장도 출렁…비트코인 2.73%↓
  • ▲ 코스피가 11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증시 급락 영향으로 1% 넘게 내려 2530대에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 코스피가 11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증시 급락 영향으로 1% 넘게 내려 2530대에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 강행 기조까지 더해져 코스피가 하락 마감했다.

    11일 한국거래소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2.79p(1.28%) 내린 2537.6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2516.69에 거래를 시작해 낙폭을 키우다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610억 원, 2370억 원 매도한 가운데 개인만 홀로 4920억 원을 매수해 지수 회복세를 견인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하락해 저가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은 전날 대비 4.32p(0.60%) 하락한 721.50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이 870억 원 매도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0억 원, 490억 원 매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기침체를 감수하더라도 고율 관세 등 자신의 정책을 밀어붙이겠다고 언급한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금리인하 속도는 더뎌지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공포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성장 기대가 여전히 강하다면 확대된 유동성의 미국 이탈이 지속됐을 수 있지만 오히려 미국 성장 둔화 우려로 달러 약세가 출현했다"면서도 "채권금리도 하락 추세로 접어들어 경기 불안 완화 시 강한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간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락한 바 있다. 10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4만2801.72)보다 890.01p(2.08%) 하락한 4만1912.3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69%, 4.00% 내린 5614.56, 1만7468.33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테슬라 주가는 소비자들의 반감 확산에 따른 인도량 감소 전망으로 15.42% 내려앉으며 지난 2020년 9월(-21.06%) 이후 4년 반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다만 전날 뉴욕 증시의 폭락은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발 침체 불안에서 기인한 전일의 미 증시 폭락은 과도한 측면, 투매에 가까운 성격이 짙다는 점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 대응 수위 변화 여부를 확인해 투매 동참보다는 중립 포지션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채 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투자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올랐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0.50% 하락한 4.19를 나타내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금리는 0.44% 떨어진 3.88%를 나타냈다.

    암호화폐 시장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위축돼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가상자산 시황 정보 사이트 이날 오후 4시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대장주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73% 하락한 약 1억1166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도 8% 약세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5.9원 오른 1458.2원을 나타냈다. 원화 약세 요인 역시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과 관세 전쟁 확대 우려에 이날 아시아 주식시장이 약세였다"며 "이번 주는 미국 경기와 탄핵 기각 및 인용 여부, 미국과 우크라이나 협상이라는 3가지 중심축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