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컨소시엄 구성 허용해달라” 판세 흔들어중국의 사드보복·방산기업·정치 쟁점화 등 호재 잇따라
  • 금호타이어 매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며 법적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라는 변수가 박삼구 회장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국내 방산업체를 인수하는 것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정서도 부각되고 있다.

     

    특히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정치권에서도 마지막 호남기업인 금호아시아나에 구애의 손짓까지 보내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펼치고 있는 고도의 심리전이 반중국 공감대 및 정치 쟁점화와 맞물리면서 유리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22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까지 박삼구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여부를 허용할지에 대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안건 부의를 연기했다.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법적인 검토에 먼저 착수하기 위해서다.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금호아시아나의 공세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결국 금호타이어 매각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의 법적 공방으로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블스타까지 가세해 소송전도 복잡해질 수 있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박삼구 회장의 전략이 주효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더블스타가 중국 기업이라는 점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롯데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으며, 금한령으로 관광 사업까지 타격을 보고 있다. 중국 국민 못지 않게 우리 국민들도 이런 중국의 태도에 거부감이 생기고 있어 더블스타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 인수 이후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전례도 있어 더욱 그렇다.

     

    게다가 금호타이어가 비중은 작지만 방산부문도 포함하고 있어 기술유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되찾아오겠다고 하는데 굳이 이 시점에서 중국기업에 금호타이어를 넘길 필요가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마지막 남은 호남기업이라는 측면에서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 등이 표심을 의식해 금호아시아나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어 정치 쟁점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평소 정재계를 비롯한 다방면에 인맥을 갖춘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는 든든한 지원군이 몰려들 수도 있다.

     

    1조원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박삼구 회장이 FI(재무적투자자)로만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이자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결국 승자의 저주를 피하고 인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SI(전략적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컨소시엄 허용 요구라는 카드를 꺼냈고, 현재까지 상황은 나쁘지 않다.

     

    한편, 지난 13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문제 제기를 하면서 판이 흔들리기 시작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에 있어 계열사나 제3자의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수용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이를 위해 주주협의회 정식 안건으로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으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채권단으로부터 주식매매계약서와 확약서를 받은지 30일 이내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피력하기로 한 부분에 있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