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딩뱅크 넘어 아시아·세계적 금융그룹 도약 포부선의의 경쟁상대 KB금융…'현재 안정체제 구축'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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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그룹이 힘찬 날개짓을 시작했다.
국내 1위를 넘어 아시아 시장을 선도하고 최종적으로 세계적인 금융그룹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27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0프로젝트와 4대 경영목표를 밝혔다.
그는 △조화로운 성장전략 △ 글로컬라이제이션 가속화 △디지털 신한 △신한문화 발전적 계승 계획을 발표하고 새롭게 비상한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조용병 회장은 "그동안 신한금융은 양적 성장·위기 대응기간을 거쳐 질적 성장기를 거쳤다"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하는 시점을 맞아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까지 구축해둔 아시아금융벨트를 거점 삼아 해외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현지 고객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인수합병에 성공했고 여러 가지 성장 잠재력을 감안했을 때 국내보다 해외에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시장 조사를 통해 아시아와 미국 시장 지배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20개국 165개의 은행 채널 중심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지금까지는 해외에서 은행 라이센스를 받아 법인 형태 진출이 주를 이뤘지만 앞으로는 제휴나 여전사 라이센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도 시도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위성호 행장이 카드사 사장 시절 제휴를 맺고 인도네시아 시장을 진출한 것을 긍정적인 사례로 설명하며 국가별로 특성을 살펴보고 글로벌 전략을 다시 들여다 볼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현재 카자흐스탄, 우주베키스탄, 인도, 쿠웨이트, 미얀마 등 아시아 금융벨트가 구축됐는데 태국이 빠져있는 상태"라며 "IMF 당시 사무소를 철수하면서 다시 진출하기 쉽지 않지만 굳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고, 중국 역시 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해외 진출 방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해는 비은행 부문 강화에 포커스를 맞추고 비이자수익 규모를 늘려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시장 1위를 선점하고 있는 은행, 카드사뿐 아니라 다른 자회사가 갖고 있는 핵심 가치를 끌어올려 모든 계열사가 업권 1위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비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도록 신탁이나 IB영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지주 이익을 은행 중심에서 비은행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조 회장은 "국내 금융지주회사는 은행 중심 DNA가 강하다보니 비은행이 약한 편"이라며 "자본을 쓰지 않고 사업을 할 수 있는 신탁이나 IB영업을 강화하고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에 500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했던 것처럼 올해도 금융투자업 강화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라이벌로 거론되는 KB금융에 대해서는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좋은 상대로 평가했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서로의 영업 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조 회장은 "KB금융은 현재 지배구조가 안정됐고 통합 이슈도 모두 끝났으며 지난해 2800명을 구조조정하면서 인건비 부문에서 효율성도 제고됐다"며 "올해부터는 신한과 KB금융의 승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각 은행이 가장 촉을 겨누고 치열하게 붙는 곳이 리테일 부문인데 KB금융은 리테일이 가장 강한 곳"이라며 "하지만 신한 역시 강한 영업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KB금융은 경쟁 해볼 만한 상대"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신한금융그룹의 아픈 역사인 신한사태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최근 대법원 판결이 난 신상훈 전 사장에 대한 스톡옵션 지급 문제는 충분히 시간을 갖고 절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당시 임원으로 있으면서 모시던 선배들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현재 대법원에서 판결이 난 부분에 대해서는 이사회에 직접 보고한 상태고, 향후 스톡옵션 지급 여부는 검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한사태 당시 많은 직원들이 힘들어했고, 이사회 멤버들이 전원 사태하는 등 조직을 지키기 위해 많은 선배들이 결심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며 "신상훈 전 사장 역시 억울할 수 있겠지만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절차에 따라 해결하겠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일비충천'을 언급하며 세계적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조용병 회장은 "한 번 날면 높은 하늘까지 이른다는 일비충천의 뜻처럼, 2만6000명의 신한금융가족이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을 향해 비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