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비율 하락에 자본 확충 반복매년 진행하던 주주배당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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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손보는 지난해 9월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면서 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210%까지 높아졌다가 지난해 12월 말 188%로 떨어졌다. 시중금리 오름세로 보유한 채권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 9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것은 RBC 개선을 위해서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지만 업계에서는 200%를 웃돌아야 안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농협손보는 자금 수혈을 통해 건전성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오는 2021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 추가적인 자본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농협손보는 2012년 12월까지 만해도 RBC비율이 302.56%였다. 하지만 2013년부터 저금리 기조와 영업규모가 증가 등으로 지급여력기준 금액이 상승하면서 건전성이 악화됐다.
실제 2013년 6월 280.94%로 하락한데 이어 2013년 9월 250.2%, 2013년 12월 212.66%로 떨어졌다.
농협손보는 재무건전성을 위해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농협금융지주의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2012년 600억원, 2014년 157억원, 2015년 1500억원 등 2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이로인해 농협손보의 RBC는 2014년 12월에 212.98%, 2015년 12월에는 213.39%를 유지했지만 2016년 들어 또다시 떨어졌다. 2016년 3월 194.04%, 2016년 6월 184.58%로 하락한 것이다.
결국 지난해 9월 자체 자본확충 방식인 후순위채권 발행을 단행했고 지급여력비율을 204.66%로 끌어올렸지만 3개월만에 하락했다.
농협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한데는 대주주(농협금융지주)에 대한 배당 영향이 컸다. 농협손보는 2012년 41억원(배당성향 32.2%), 2013년 380억원(68.2%), 2014년 206억원(60.8%), 2015년 220억원(53.7%)등 고배당 정책을 이어왔었다.
그간 농협손보는 변동성이 큰 수익 구조로 배당보다는 내부 유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당국에서는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자 RBC비율 하락시 최대주주의 자본확충을 조건으로 달기도 했다. 그러나 더이상 자본 확충이 어려워지면서 매년 단행한 주주 배당을 중단키로했다.
농협손보는 농작물재해보험을 취급하고 있어 태풍 피해 여부에 따라 당기순이익 변동이 크고 RBC비율이 하락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실제 지난해 여름 폭염 피해가 발생하면서 가축재해보험 등의 보험금 지급 규모가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순이익은 353억원으로 2015년(410억원)보다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