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가능채권 보유 보험사, 금리하락기에 채권 손실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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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금리 상승 등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로 생명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예금보험공사의 '2017년 생명보험사 경영위험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생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267.6%를 기록했다. 대형 3사의 RBC비율이 286.3%를 기록했고 9개 외국계 생보사는 279.8%, 13개 중소형 생보사는 216.3% 순이었다.  

    RBC 비율은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제 때 지급할 능력을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로 금융당국은 해당 비율을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과 제도 변화로 국내 보험사들의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연 1.50 ~ 1.75%에서 연 1.75~2.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매도가능채권을 보유한 보험사들의 부담은 커졌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져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상 매도가능증권 계정으로 분류하면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이 반영된다. 보험사들은 2014년부터 저금리 기조 속에서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 채권평가 이익을 얻었다.

    보험사들이 저금리 기조 속에서 채권 재분류를 통해 RBC비율을 방어했지만 금리 인상기에서는 채권을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평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보험사의 경우 금리가 10bp 상승할 때 RBC비율은 2~7%포인트 가량 떨어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말 모든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한 교보생명의 경우 올해 1분기 5038억원의 평가 손실을 기록했다.

    채권평가손실이 확대되면 가용자본이 줄어 건전성지표인 RBC비율은 떨어지게 된다. 실제 교보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말 295.97%에서 올해 3월 말 277.62%로 18.35%포인트 떨어졌다.   

    퇴직연금 위험액 반영에 따른 RBC비율 하락도 우려된다.  

    금융당국은 정교한 리스크 산출을 위해 이달부터 원리금 보장형 퇴직연금의 위험액을 RBC 비율 산정을 위한 요구자본에 단계적으로 반영키로 했다. 

    퇴직연금 리스크를 올해 35% 반영하고 내년 6월 70% 내후년에 100%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현재 삼성생명, 현대라이프, 교보생명 등 12개 생명보험회사들이 퇴직연금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투자자산 포트폴리오에 따라 하락폭도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보 관계자는 “퇴직연금 위험액을 반영할 경우 생보사 요구자본은 1조원 가량 증가해 RBC비율이 7.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