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1년 만에 흑자전환, 씨티銀 뒷걸음질이익 줄어도 고배당 '눈총'…국내 철수설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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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은행 순이익이 지방은행에 연속 뒤처지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몸집을 줄이고 있는 씨티·SC제일은행 순이익이 부산·대구은행에 못 미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시장 철수에 대한 의혹이 깊어지고 있다.
먼저 씨티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1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에는 54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폭을 보였지만 결국 누적 실적 반등은 이뤄내지 못했다.
반면 SC제일은행은 지난해 224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은 임직원 특별퇴직 비용 부담을 덜어냈기 때문이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지난 2015년 2858억원의 큰 적자를 기록하며 혹한기를 보냈다. 당시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1000여명의 임직원이 은행을 떠났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인건비를 포함한 전반적인 비용절감 노력과 지속적인 리스크 경감조치를 단행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또한 소매금융 포트폴리오 개선 등에 따른 충당금전입액 감소로 획기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도 지방은행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지난해 지방은행들은 1~2%의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외국계 은행보다는 높은 실적을 선점했다.
가장 덩치가 큰 부산은행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순이익 3269억원을, 대구은행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2618억원을 기록했다.
지방은행은 지난해 소형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려 전국적인 영업망 넓히기에 주력해 왔다.
최근 10년 간 영업점 숫자만 봐도 지방은행 지점 수는 33.7% 증가했지만 적극적인 비용 통제에 나선 외국계은행은 32.3%나 감소했다.
특히 씨티은행은 올해 101개 지점 통폐합을 확정해 그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지점 축소 의혹에도 불구하고 외국계은행은 올해 나란히 고배당을 실시해 논란을 빚었다.
SC제일은행은 수익성 악화로 배당을 진행하지 않다가 지난해 실적 개선을 이뤄내 1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다. 씨티은행은 2년 연속 1000억원이 넘는 고배당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이 한국시장에서의 몸집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배당잔치에 나서 '탈(脫) 한국 현상'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씨티은행은 순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고배당을 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며 "지방은행은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외국계은행은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