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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주류가 '클라우드'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맥주 브랜드 '트루거(가칭)'의 출시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다.
롯데주류는 제 2 맥주 공장이 완공되면서 대폭 늘어난 맥주 생산량을 '클라우드' 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이를 '트루거'로 분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오는 6월께 '트루거'를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이번주 안으로 채널별 입점 계획을 확정 짓고 순차적으로 제품을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한 주류 도매상은 "롯데주류 맥주 신제품 관련해서 지난주 윤곽을 확정지었고 이번주 내로 도매상 입점 일정을 발표하기로 했다"며 "신제품 이름은 트루거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롯데주류는 최근 충주에 제 2 맥주공장을 완공하고 현재는 제품을 생산하며 최종 점검하는 마무리 테스트 단계에 접어 들었다. 약 6000억원을 들여 완공한 이 공장에서는 '클라우드'와 '클라우드 마일드'를 비롯해 '트루거'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제 2 맥주 공장이 완공되면서 롯데주류의 연간 생산량은 기존 10만㎘에서 30만㎘로 3배 늘어난다. 30만㎘는 맥주 9억병(330ml 기준)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롯데주류는 대폭 늘어난 맥주 생산량을 주력 브랜드인 '클라우드'에 올인하는 대신 가격대가 낮은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해 분산하는 전략을 썼다.
표면적으로는 롯데주류가 프리미엄 맥주와 대중적인 맥주로 이원화 시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롯데주류가 '클라우드'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클라우드'는 출시 초기인 2014년 4월, 광고 모델 전지현과 '물 타지 않은 프리미엄 맥주'를 콘셉트로 내세워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클라우드'는 한때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0%를 웃돌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 시장 점유율은 3~4%대에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에는 부드러운 끝맛과 목넘김을 더한 신제품 '클라우드 마일드'를 선보였지만 '클라우드'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클라우드'는 국내 맥주 시장 양대산맥인 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 '하이트'에 비해 가격대가 병 당 500~1000원 꼴(유흥채널 기준)로 높은데다 알콜 도수도 5도로 '카스(4.5도)', '하이트(4.3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장벽이 있었다.
이에 롯데주류가 새롭게 선보이는 '트루거'는 '카스'와 '하이트'보다 낮은 알콜 도수 3.8도로 최근 주류업계 트렌드인 저도주로 콘셉트를 정했다. 가격대도 '카스'와 '하이트' 보다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이에 앞서 지난 2월. 업계에서 주류 영업 전문가로 불리는 이종훈 영업본부장을 전무로 승진시키고 롯데주류 부문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 2011년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주류(옛 두산주류)가 합병한 이후 주류 사업 부문의 대표를 따로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 2 맥주 공장 완공을 앞두고 롯데가 올해 주류 사업에 얼마나 큰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방증해준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가 출시 초반에 비해 시장 영향력이 줄면서 롯데 입장에서는 이를 반전시킬 전략이 절실했을 것"이라며 "신제품이 기존 클라우드 브랜드와 시너지를 내며 윈윈 하게 될지, 오히려 클라우드 판매를 깎아먹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자기잠식)이 될지는 지켜볼 문제"라고 전했다.
신제품 출시와 관련해 롯데주류 관계자는 "제 2 맥주 공장이 완공되고 테스트 차원에서 제품 생산을 시작한 것은 맞다"면서도 "새로운 맥주 브랜드의 이름이나 출시 일자 등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