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약관도 무시, 직원보다 승객 양보 우선 요구
  • ▲ 동양인 남성이 유나이티드 항공 승무원들한테 끌려 나가고 있는 모습.ⓒ유튜브 동영상 캡처
    ▲ 동양인 남성이 유나이티드 항공 승무원들한테 끌려 나가고 있는 모습.ⓒ유튜브 동영상 캡처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이 오버부킹된 승객을 강제로 하차시키는 과정에서 무력을 행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 지적까지 나오고 있어 향후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켄터키 주 루이빌로 향할 예정이던 유나이티드항공 3441편에서 오버부킹이 발생해 4명의 승객이 강제 하차를 당했다.

     

    오버부킹은 항공사가 정원 이상의 항공권을 판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들 중 3명이 동양인이었다는 점이다.

     

    유나이티드항공 측은 무작위로 4명을 선택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승무원들이 인종차별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강제 하차 과정에서 이를 거부한 한 동양인 남성을 승무원들이 무력으로 끌고 나오는 장면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탑승객은 피를 흘리며 질질 끌려 나갔기 때문이다.

     

    유나이티드항공 측은 4명의 강제 하차 승객 중 3명은 유나이티드항공에서 제안한 800달러와 호텔 숙박권 제공을 수락했지만, 해당 승객은 이를 거부해 강제로 끌어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오버부킹 대응과정에서 유나이티드항공은 공식 약관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보다 승객에게 먼저 자리 양보를 요구한 것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의 공식 약관 25번째 규칙 '탑승 거절 보상'의 두 번째 항목에는 '탑승 우선 순위'가 기재돼 있다.

     

    항공편을 초과 판매한 경우 유나이티드항공 또는 기타 항공사 직원이 먼저 자신의 자리를 자발적으로 양보하고 유나이티드항공에서 정한 보상금을 받을 지원자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강제적으로 하차당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현재 유나이트항공의 지주사인 유나이티드컨티넨탈홀딩스는 공식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성명서를 발표,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성명서에는 오버부킹 상황에 대한 사과만 있을 뿐 강제 하차 승객에 대한 언급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