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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만년필 시장에서 10만원대 이하의 중저가 제품 비중은 대략 70%에 달한다. 업계 추산으로 1천억대인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중저가 시장은 700억에 이른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국산제품은 찾아볼 수 없다. 독일 라미 만년필이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최근
대만제 트위스비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라미(Lamy)사의 대표제품인 사파리는 평균 2만~3만원에 인터넷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고등 학생부터 20~30대 직장인 사이에서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3~4년새 워터맨, 몽블랑, 펠리칸 등의 고가제품까지 밀어 내고 있다.
만년필의 촉은 EF(Extra Fine)부터 시작해 F, M, B, OF, OB, OBB 순서로 굵어진다. 기존 EF촉은 잉크흐름이 나빠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최근 세필(細筆)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부드러워 지면서 독주체제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사파리 EF 펜촉의 반응성은 즉각적이다. 잉크의 흐름이 좋아 펜촉이 종이에 닿는 순간 곧바로 잉크가 뿌려졌다.
같은 제품 F촉 보다는 덜 부드럽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다. 펜촉 못지않게 중요한 무게배분도 양호하다. 가벼운 듯하지만 전체적인 무게균형이 잡혀있어 손글씨의 묘미를 느낄수 있다. -
트위스비(TWISB)는 투명재질의 합성수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 제품은 실용성과 디자인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F 촉과 M 촉은 유럽 펜 스타일에 가까운 굵기와 부드러운 필감을 자랑한다.
"트위스비는 촉은 같지만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 달라 진다"는 전문가들은 시필 기준으로 아이아몬드 EF(6만원~8만원)를 추천했다.
트위스비의 최대 장점은 펠리칸과 같은 피스톤 방식의 잉크 충전으로 카트리지 방식에 비해 충전량이 3배 정도 많다는 점이다. 별도의 일회용 충전잉크를 챙길 필요가 없다.
아쉬운 점은 EF촉은 F, M촉의 명성만큼이나 시원한 필감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종이에 잉크가 나오는 과정이 더디다 보니 촉이 종이에 닿는 마찰감이 크다. 글씨의 굵기는 일본펜처럼 가늘었다. 글씨가 가늘다는 건 그만큼 촉이 종이와 마찰이 많다는 의미이다.
짧은 글은 그런대로 쓰겠지만 필기량이 많은 경우 쓰기에 부담을 느낄수 있는 필감이다. 펜의 몸퉁이 굵어 손이 작은 여성들이 쓰기엔 불편할 수도 있다.
트위스비의 F촉은 라미 사파리에 대해 경쟁력을 가질수 있지만 EF촉은 아직은 떨어진다는게 전문가들의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