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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건다.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죄 관련 최태원 회장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약 4개월간 출국금지로 해외에 나갈 수 없었던 SK 최태원 회장이 무혐의 처리되면서 곧 현장 경영 및 글로벌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7일 검찰이 최 회장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수사 부담을 덜게 됐다. 특히 대기업 총수에게 가장 걸림돌이 되는 출국금지가 해제될 것이란 측면에서 행보가 자유로워졌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내일부터 해외로 출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출국금지는 검찰이 월단위로 지정하는 것으로, 만료 시점에 연장을 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해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검찰이 최 회장에 대해 월초 또는 월말에 출금을 했느냐에 따라서 이르면 이달말,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출금이 해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단, 검찰 스스로가 불기소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출금 연장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전제하에서다.
이렇게 되면 최 회장의 가장 첫 목적지는 일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인수를 위한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 최 회장이 직접 도시바 수뇌부와 담판을 지을 수도 있고, 공동 인수를 위한 파트너 물색 및 협상에 나설수도 있다.
결국 수십조가 투자될 수 있는 대형 M&A에 오너가 현장에서 진두지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측면에서 향후 SK의 도시바 인수전은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아울러 중국 방문도 유력하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롯데,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큰 손실을 겪고 있기 때문에 최 회장 역시 중국 사업을 점검하기 위해 중국행 비행기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또 이번에 최 회장의 족쇄가 풀리면서 본인은 물론 그룹내 임직원들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주요 임원들은 물론 대관, 홍보 인력들의 경우 그동안 주말이나 공휴일 없이 비상 근무를 했다. 오너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이들 역시 비상 체제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최 회장은 그동안 출국금지로 인해 올해 다보스포럼과 보아오포럼 등에 참석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