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수업 중 음식 반입 허용'에 학생들 자장면 실제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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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기 성남시 가천대학교에서 몇몇 학생이 수업이 진행되는 강의실로 짜장면을 주문해 식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뉴데일리
수도권 소재 한 대학에서 학생들이 수업 중 강의실로 직접 짜장면을 주문해 식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해당 강의 교수가 식사를 거르는 이들을 위해 음식 섭취를 허용했는데 일부 학생이 배달음식을 주문,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대되는 상황을 맞았다.
19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1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가천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수업 시간에 외부음식을 반입해 먹어도 되느냐는 글이 등장해 수백개 댓글이 달렸다.
가천대 17학번이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A강의를 놓고 "교수는 '(수업 중) 껌은 씹지 말고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고 하셨다. 그런데 수업시간에 몇몇 학생이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 강의실 전체에는 짜장면 냄새가 가득했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 황당했지만 교수께서 아무말 없으셔서 정말 그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관련 내용을 남겼다.
현장에 있었다는 한 네티즌은 당시 상황에 대해 "짜장면을 시켜 먹은 학생들을 향해 (교수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따봉도 날려주셨고, 기념샷도 찍어 가셨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강의실 짜장면 반입에 대한 글이 공개된 후 '만우절 아니냐' '실화 맞냐' '정말 수업시간에 짜장면 먹어도 되나' 등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나무숲의 경우 다양한 의견이 등장하지만 사실이 아닌 내용이 거론돼 논란이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 취재한 결과, 강의 중 짜장면 식사는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A강의에서 학생들이 실제로 짜장면을 주문해 수업 중 식사를 마쳤다는 것이다. A강의는 음식 등 조리에 관한 수업도 아닌, 리더십에 관한 가천대 선택과목이었다.
대학가에서는 강의 중 짜장면을 반입했다는 사실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B대학 관계자는 "면학 분위기를 훼손시키지 않는 것은 모든 구성원에게 적용되는 지침이다. 컵라면을 먹고 수업에 들어가도 냄새가 난다. 강의 중 짜장면을 주문했다는 것은 기본 사항에서 어긋나는 행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대학 관계자는 "수업료를 낸 다른 학생들이 음식 냄새로 인해 피해를 줄 수 있는데, 수업권이라는 부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A강의 담당 교수는 끼니를 거르는 학생을 위해 수업 중 음식 섭취를 허용했는데, 몇몇 학생이 과하게 행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교수는 "17년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이 (수업 중) 짜장면을 정말로 시킨 것은 처음이다. 직장인은 점심시간이 있다. 학생들은 그런 게 없다. 오후 3시까지 굶기도 한다. 껌은 품위를 떨어뜨린다. 배고픈 건 어쩔 수 없다. 술을 먹는 것도 아니고, 배고파 먹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음식물 반입을 허용한 이유를 전했다.
실제 짜장면 반입과 관련해 그는 "연기예술학과 학생들이 그랬다. 처음 경험했다. 특이한 애들이다. (반입 음식을) 특정해서 된다, 안 된다는 것은 아니었다. 배고프면 먹어야 한다. 상상을 초월했다. 차마 나가라고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교수는 과한 행동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가천대 홍보팀 관계자는 "교수의 취지를 들었다. 공강 시간 마땅히 식사를 못 하는 이들이 안쓰러워서 한 것인데, 짜장면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선의의 취지에서 그런거 같다. 마치 20~30그릇 주문한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 학생이 그런 것이다"고 해명했다.
반면 학생들의 수업 중 짜장면 식사 행위 등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
가천대 대나무숲에는 '저 수업 가서 홍어 삼합에 청국장 때리자' '이러니 이재명 (성남)시장이 이름도 없다고 하지' '강의실에서 냄새나는 음식을 먹는 거 자체가 문제다' 등의 글이 오르내렸다. 아예 이길여 가천대 총장의 사진을 내걸고 욕을 남기는 네티즌도 있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이재명 시장은 가천대에 대해 '이름도 없는 학교'라고 언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재학생 D모씨(26)는 "어떻게 짜장면을 강의실에 반입하고, 대놓고 왜 먹었는지 의심스럽다. 해당 행위는 수업 분위기를 망치는 원인이고, 만행이다. 같은 학교 학생으로서 너무 쪽팔린다. 이러니 이름 없는 학교 소리를 듣나 싶을 정도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