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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이사철을 맞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두고 강남권 단지에 희비가 엇갈려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초과이익제 적용이 이슈가 되고 있다. 적용 여부가 아파트값 등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단지는 가격이나 거래량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가능성이 큰 단지는 주춤한 분위기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 1인당 얻는 개발이익이 3000만원을 넘으면 그 이상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발이익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올해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지 않는 재건축 단지는 내년부터 이 제도가 적용된다. 집값 전망에 따라 적게는 수백만원대부터 많게는 억대의 부담금이 나올 수 있어 재건축 단지마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는 오는 6월께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4단지는 이르면 6∼7월에는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해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직후 1억원 남짓 떨어졌던 개포주공 아파트 가격은 올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현재 이전 고점을 완전히 회복한 상태다.

     

    개포동의 한 부동산 대표는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35.64㎡가 지난달까지 8억8000만∼8억90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9억1000만∼9억2000만원으로 한 달 새 3000만원이 올랐다"며 "매수 대기자가 늘고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어 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동구 둔촌주공도 내달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두고 있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둔촌주공 3단지 전용면적 96.75㎡의 경우 지난달 8억9000만원대에 거래됐으나 이달 현재 9억15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며 지난달보다 2500만원 가량 올랐다.

     

    둔촌주공 1단지 전용면적 50.84㎡는 한달새 3000만원 이상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격인 8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개포동의 한 부동산 대표는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집주인은 매물을 거두고 있다"며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서인지 불경기에도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임에도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가능성이 큰 곳은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1·3 대책 이후 떨어졌던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꾸준히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가격 상승세가 멈췄고 거래도 주춤해졌다. 재건축 초기 단계로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어려운 까닭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은마 전용면적 84.43㎡의 경우 11·3 대책 이전 13억5000만∼14억원에 거래됐다. 이후 급락했지만 현재는 13억6천만원대까지 회복됐다"면서 "하지만 지난달부터 사려던 사람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거래도 주춤하고 가격도 그대로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에도 감지되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는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 가능성이 멀어지며 가격과 거래 모두 주춤한 분위기다.

     

    잠실주공 5단지 전용면적 112㎡의 경우 한달새 1500만원 가량 올랐지만, 이달 들어 거래량이 줄어들며 가격도 내리고 있다.

     

    잠실동 부동산 관계자는 "이달 들어 가격이 잘 오르지 않고 매수 문의도 많이 뜸해졌다"며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 여부에 대한 문의 전화가는 꾸준히 오는데 매수 대기자들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역시 거래가 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포동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2월 재건축정비계획 변경 및 경관심의가 통과되면서 아파트값이 잠시 올랐지만 거래는 여전히 뜸하다"며 "문의도 없고 매물도 없다. 매수 대기자는 일단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여부를 두고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여부가 하반기로 갈수록 가격이나 거래량 등에 미칠 영향일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이 확실시되는 단지들은 연말로 갈수록 가격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위험 부담이 커지는 만큼 매수 대기자들 관망세에 따라 거래량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