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경쟁자 美보잉,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 영입 정치력 보다 경쟁력 중시… 트럼프 선택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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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은 지난 24일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를 정무 부사장에 선임했다.리퍼트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국방부에서 아시아 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등을 지냈다.보잉사의 이러한 영입을 두고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Advanced Pilot Training) 수주전을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보잉은 스웨덴 사브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다.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지난달 31일 최종제안서를 미국 공군에 제출했다.KAI-록히드 마틴은 KAI가 개발한 국산 고등훈련기 T-50을 미 공군에 맞춰서 개조한 T-50A를 앞세우고 있다. T-50A는 2015년말 시제기가 나온 뒤 이미 지난해 5월 초도비행을 끝냈다.사브-보잉의 T-X 시제기가 지난해 12월 첫 시험비행을 마친 것보다 반년이상 속도가 빠르다.◇ 정치력 보다 경쟁력 중시…美 트럼프 선택은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APT 수주전에서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이 우위에 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록히드마틴 본사가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데다가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기업으로 분류돼 입찰에 직간접적인 후광이 있을 것이란 예측이었다.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도하기 전에 빗나갔다.트럼프는 당선인 시절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인 메릴리 휴슨과 회동한 자리에서 미군의 차세대 주력전투기 'F-35'의 가격인하를 최종적으로 이끌어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가격인하를 끈질기게 요구해왔다.트럼프가 유독 록히드마틴에만 압박을 가한 것은 아니다. 미국의 제 2 부흥을 꿈꾸는 트럼프는 비슷한 시기 포드, 다우케미컬 등 주요 제조업 CEO와 연달아 만나 미국내 생산시설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을 요구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기조에 따라 향후 미 고등훈련기 사업은 정치적인 이해관계 보다는 품질과 가격이 성패를 가르는 핵심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 계약은 18조…효과는 100조원+α미 고등훈련기 사업은 올해 글로벌 방위산업계 최대사업으로 손꼽힌다.규모부터 압도적이다. 미 공군의 노후화된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사업으로 규모가 160억달러, 우리돈으로 18조원에 달한다.미국 공군과 계약하면 후속물량(650대)까지 미국내 수요는 1000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이뿐 만이 아니다. 미 공군의 선택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제3국 수출물량도 1000대(51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즉 APT사업의 가치는 100조원 이상인 셈이다.KAI 하성용 사장은 지난해 이 사업을 따내지 못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후속 생산까지 향후 30년 간 먹거리가 보장된 사업인 만큼 국가 미래 산업으로 반드시 수주를 따내겠다는 의지인 셈이다.KAI 관계자는 "T-50은 200대이상 양상돼 전세계에서 운전되고 있는 안전한 항공기"라면서 "막판까지 경쟁사와 총력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미 공군은 6,7월께 실사를 진행한 뒤 이르면 올 11월말 늦어도 12월까지는 최종 선정업체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