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기 쉽고 부르기 쉬운 센스있는 제품명이 트렌드"출시 초기 눈길 끌고 확실히 자리잡기 위한 브랜드 마케팅 일종"
  • ▲ (왼쪽부터) 웅진식품 사장껌, 부장껌, 아워홈 김치세끼, 해태 빠새. ⓒ각사
    ▲ (왼쪽부터) 웅진식품 사장껌, 부장껌, 아워홈 김치세끼, 해태 빠새. ⓒ각사


'빠새·김치세끼·사장껌·부장껌' 등 최근 식품업계에 톡톡 튀는 이름을 짓는 새로운 작명 열풍이 불고 있다. 재료의 특징이나 스토리를 바탕으로 특이한 작명을 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차별성을 부여해 오래도록 기억에 남도록 하는 네이밍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 

최근 식음료 제품명은 언뜻 들어서는 어떤 제품명인지 유추하기 힘들다. 그러나 독특한 이름 덕에 기억하기도 쉽고 부르기도 쉬운 센스있는 제품명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최근 '빠새(빠삭한 새우칩)'를 출시하고 새우스낵시장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냈다. 그간 갈아만든새우(1997년), 굽스(2004년), 칠리새우(2013년) 등으로 새우 스낵에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큰 성과를 얻진 못했다. 

해태제과는 지난 20년간 쌓은 내공을 모두 쏟아 부은 '빠새'로 다시 승부를 걸었다. 제품명부터 기존 새우 스낵과 차별화했다.

'빠새'는 
바삭한 새우칩이라는 콘셉트 그대로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중독성 있는 리듬으로 젊은 층에 사랑 받는 클럽 음악인 '빠새호'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이름으로 젊은층을 노렸다.

해태제과에 따르면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가 마케팅 담당 직원들과 식사 자리에서 신제품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 네임 릴레이를 제안했다. 이때 나온 단어들이 제품의 속성을 잘 표현하고 이름도 재미있어 이를 살려 정식 브랜드로 채택하는데 빠새 또한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
빠새는 내부 임직원 공모를 통해 가장 호응도가 높아 정해진 브랜드명"이라며 "4번째 도전인 만큼 신개념 새우스낵으로 확실한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체된 새우스낵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아워홈은 최근 소용량 김치인 '
김치세끼'를 선보였다. 인기리에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처음 듣는 이들에게는 비속어 같은 기분을 주기도 하는 이 제품은 귀여운 디자인 속에 강렬한 인상을 주는 네이밍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SNS 상에서 "쉐킷쉐킷~", "욕 같지만 재밌어" 등의 다양한 반응이 나오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제품 이미지와 함께 인증샷이 공유되는 등 관심을 끌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
몸에 좋은 영양소가 풍부한 김치를 삼시 세끼 챙겨 먹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제품명"이라며 "독특한 이름 덕에 젊은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웅진식품이 
선보인 '사장껌', '부장껌'도 독특한 상품명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직장인의 애환을 달래주는 콘셉트로 온 종일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이 제품을 씹으며 답답한 기분을 전환할 수 있도록 바삭한 코팅껌에 시원한 민트 향과 새콤한 맛을 담았다.

'
사장껌', '부장껌' 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제품 겉면에는 얄미운 직장 상사를 묘사한 '웅사장', '진부장' 캐릭터를 그려 넣어 눈길을 끌었다. 

상품 기획자인 이윤선 웅진식품 마케팅팀 사원은 "직장 스트레스를 즐겁게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이 제품을 기획하게 됐다"며 "독특한 이름 덕분에 젊은층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동원F&B 
홍삼 전문 브랜드 '천지인 홍삼'도 갱년기 여성을 위한 홍삼 파우치 제품을 '천지인 꽃피는 춘삼월'이라는 감성적인 이름으로 선보였다.

보해양조의 '부라더소다', '딸기라알딸딸', '복받은복분자', '술탄오브콜라', 하이트진로의 '이슬톡톡', '망고링고', 롯데주류의 '순하리', '순하리 소다톡', '순하리 와일드펀치' 등 주류업계도 독특한 이름의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
과거에는 제품에 사용되는 원재료나 맛, 향 등과 연관된 직관적인 제품명이 주를 이뤘지만 급변하는 트렌드와 젊은층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제품명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며 "매일 수십개의 신제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튀어야 살아남는다는 위기 의식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시장에 완성된 제품으로 나오기까지 수개월의 시간과 수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신제품이 초반에 자리잡는게 중요하다"며 "감성적이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제품이 더욱 많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