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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A씨는 최근 백화점에서 시가 1000만원 상당의 브라이틀링 시계를 샀다. A씨는 “ 20년 직장생활을 한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시계를 골랐다”며 “남자가 낼 수 있는 멋이 시계밖에 더 있나요”라고 답했다.
꽁꽁 얼어붙은 실물경기와는 반대로 명품시계 시장은 불황을 모른다. 주요 일간지나 남성용 잡지에는 어김없이 럭셔리 시계 광고가 걸려 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에 이르는 초고가지만 그만큼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명품시계에 빠진 한국을 일러 외국에서는 '워치홀릭(watch-holic) 코리아'라는 명칭이 등장한 지도 한참이다.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 고급시계 시장 규모는 2008년 7400억원에서 2015년 2조5426억원으로 400% 가량 급증했다. 아직 지난해 매출이 공식 집계 되지 않았지만 관련업계는 2조6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95%인 2조4천억원이 전통적인 시계의 명가, 스위스 제품을 사들이는데 쓰였다. 지난해 스위스가 전세계로 수출 한 고급시계의13% 가량을 한국의 마니아들이 소화한 셈이다.
스위스시계산업조합(FH)에 따르면 지난해 스위스 시계 수출액은 176억 스위스프랑(CHFㆍ약 19조7292억원)으로 2015년 215억 스위스프랑( 약 24조 1000억원)보다 10% 가량 줄었지만 한국 수출액은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관세청을 통해 수입된 6억6400만 달러(통관기준)중 4억 4949만달러가 스위스제였고 스위스와 독일 등 유명시계그룹의 생산기지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에서 들여온 물량이 1억5653만달러였다. -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스위스, 독일 등 EU와 FTA가 체결로 명품시계에 붙던 관세 8%가 없어지면서 외국계 회사들의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 지고 있다” 며 “세계 명품시계 블랙홀로 불리던 중국이 반反 사치·부패 정책으로 소비가 주춤한 반면 고급시계를 부의 상징으로 여기는 한국에서는 여전히 매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