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맹사업자 모집 재개… 시장 반응은 냉담'쉐이크쉑' 1등 공신 허희수 부사장이 도입한 브랜드, 다시 살리는 전략으로 수정SPC "중고가 생과일 음료 트렌드에 맞춰 가맹사업 적극 펼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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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의 자회사인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생과일 음료 브랜드 '잠바주스'가 수년째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직영매장을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시장 트렌드에 뒤처지고 신생 브랜드에까지 밀리면서 정체성을 잃었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PC는 그간 잠시 중단했던 '잠바주스' 가맹점 모집 활동을 재개하고 창업설명회를 여는 등 여름 성수기를 맞아 '잠바주스' 살리기에 나섰다.
최근 2차례 진행된 '잠바주스' 창업설명회에는 5명 내외의 창업희망자만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져 썰렁한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쥬씨'와 같은 인기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매주 진행하는 창업설명회에 10여명 이상이 참석하는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경쟁사인 신세계푸드의 '스무디킹'은 물론 저가형 신생 브랜드인 '쥬씨'에도 매장수와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밀리면서 '잠바주스'는 생과일 음료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스무디킹'은 고가 기능성 스무디 음료 브랜드로 자리 잡으면서 현재 10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계열사인 이마트와 손잡고 다음달 초 냉동 스무디 제품을 선보인다고 밝히는 등 판매처 다변화와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000원대 저가 주스를 내세운 '쥬씨'는 전국에 8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거듭났다.
SPC그룹은 '잠바주스' 재정비에 나선다는 목적으로 잠시 가맹사업 모집을 중단했다가 올해 다시 '잠바주스' 가맹 사업을 활성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연내 5~10개 직영점을 신규로 내고 BI와 매장 디자인도 새롭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SPC그룹은 지난 2011년 미국 스무디 1위 브랜드인 '잠바주스'를 들여와 이후 직영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경기도 분당에 '잠바주스' 1호점을 낸 뒤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려왔지만 한국 진출 7년째인 올해 전국 22개의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한때 24호점까지 문을 열었지만 2곳은 문을 닫았고 가맹점은 특수상권에 입점한 코엑스점 단 한 곳 뿐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직영점은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직영점 특성상 비싼 특수 상권에 입점해 있고 매장도 넓고 인력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 가맹 매장에 비해 유지비용이 2배 가까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잠바주스'도 수년째 직영점을 운영하며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PC그룹은 '잠바주스'를 다시 살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잠바주스는 지난해 쉐이크쉑을 론칭한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이 공들여 들여온 브랜드"라며 "잠바주스를 아예 접거나 현재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허 부사장의 경영 성적표에 오점을 남기는 셈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사업을 다시 살리려는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허 부사장은 쉐이크쉑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과거 도입한 브랜드가 실패할 경우 꼬리표처럼 그 전례가 따라다닐 수 있어 쉽사리 접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PC그룹 관계자는 "최근 생과일 음료 시장이 저가에서 중고가로 전환되고 있다는 흐름을 보고 그간 소극적이었던 잠바주스 가맹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무작정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 가맹점주들의 수익이 확보되는 조건 하에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허희수 부사장이 잠바주스를 비롯해 다양한 외식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잠바주스 사업을 총괄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잠바주스가 중고가 프리미엄 생과일 음료 시장에서 충분한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하에 사업부서가 이 같은 전략을 짠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