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 측 “발굴조사 이후 보호 필요성 있으면 수용하겠다”국토부 측 “유물이 있든 없든 해당 지역은 보존해야 된다”
  • ▲ 풍납토성 일대.ⓒ서울시
    ▲ 풍납토성 일대.ⓒ서울시


    풍납토성 문화재 복원 사업을 놓고 해당 부지에 레미콘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표산업과 국토부가 2라운드 법정 공방을 벌였다. 

    1일 오전 10시10분 대전고등법원에서 삼표산업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사업인정고시 취소소송 항소심 1차 변론이 진행됐다.


    1심에서는 원고인 삼표산업 측이 승소했으며, 국토부가 항소해 이날 2심이 시작됐다.

    삼표산업은 1심 승소를 바탕으로 서성벽 추정구간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삼표산업 변호인 측은 “문화재 보존관리를 수용하려면 보존 및 관리할 문화재가 있어야 하는데, 수용 대상 부지에 서성벽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문화재청 산하의 발굴 조사 결과에도 서성벽 존재 자체가 불분명하고 수용 대상 부지에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즉, 매장 문화재는 매장돼 있어서 문화재인지 모른다. 그런데 지하에 있을지 모르니까 보존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논리다. 삼표산업 측은 “지하에 묻혀있는 것을 발굴해서 어떻게 원형 보존할 것이냐”며 “그건 인공조성 문화재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삼표산업은 추가 발굴조사를 해서 실태를 정확히 파악한 다음에 보호 필요성이 있으면 그때 수용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삼표산업 변호인 측은 “서성벽 추정구간에 있는 삼표 부지에 아파트도 들어서 있다”며 “1000억원 정도 들여서 다 드러내고 발굴해보니 문화재가 없으면 어떡해 할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반면, 국토부 측은 유물이 있든지 없든지, 해당 지역은 당연히 보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변호인 측은 “발굴하는 곳은 서성벽 구간으로 사적 지정돼 있는 문화재를 추후 조사하는 것이고, 삼표 부지는 풍납토성의 성벽에 속해 지정문화재이고, 그 안에 유물이 더 나올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풍납토성 내 전부를 보존하는 게 아니고, 성내 지역은 주민들이 그대로 살게 하고, 서성벽 지역은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형보존 개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국토부 변호인 측은 “원형보존의 기본 개념을 전부 오해하고 있다”며 “그것은 원칙적인 규정일 뿐, 훼손됐을 경우 그대로 보존하지 않고 복원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7월 20일 2차변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삼표산업은 지난해 3월 국토부를 상대로 서울시 '2020년 백제 풍납토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계획' 집행에 따른 풍납동 레미콘공장 이전에 대해 사업인정고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전지방법원은 서울시의 풍납토성 문화재 복원사업을 잠시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서울시는 보상 작업 및 부지 매입을 진행 중이었다.


    올해 1월 1심에서 삼표산업이 승소했으며, 국토부가 항소해 2심이 진행됐다.


    항소심 직전인 지난달 30일 한국고고학회 등 16개 학회 소속 연구자 147명은 학계 입장을 발표하며 삼표산업을 압박했다. 그들은 “1심 판결은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문화유산 이해가 결여된 채 내려진 결론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