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66% 감소… 업계 최대 하락폭"수주잔액 바탕… 이익 턴어라운드 가능할 듯"
  • ▲ 서울 종로구 소재 금호산업 본사. ⓒ연합뉴스
    ▲ 서울 종로구 소재 금호산업 본사. ⓒ연합뉴스


    금호산업이 올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공능력평가액 1조원 이상 건설사 중 가장 큰 영업이익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투자업계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영업이익 감소는 일회성 비용 반영에 불과한 것이며, 오히려 탄탄한 신규수주를 바탕으로 이익 턴어라운드가 나타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특히 금호산업이 강점을 지닌 공항 건설공사 등에 대한 추가 수주 기대감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2일 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금호산업은 1분기 매출 2541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의 영업성과를 거뒀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 4.38%, 영업이익 66.4% 감소한 것이다.

    시평액 1조원 이상 23개 건설사 중 금호산업처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한 경우는 SK건설, 신세계건설, 금호산업 3곳에 불과하다.

    특히 영업이익 감소폭의 경우 23개사 중 최대 낙폭으로, 같은 기간 23개사 영업이익은 3933억원에서 1조2627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부진한 영업성적은 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보다 2.31%p 감소한 영업이익률 1.24%는 23개사 평균 이익률 4.96%를 크게 밑돌았으며 이들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1분기 충당금 105억원 환입에 따른 역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사실상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판단했다. 나아가 실적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조윤호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워크아웃 기간 중 신규수주 감소 탓으로 매출액은 소폭 줄어들었지만, 영업흑자는 유지했다"며 "지난해 1분기에는 충당금이 환입됐고, 이번 1분기에는 직원 격려금 등 일회성 요인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만큼 우려할만한 사항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김세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액 감소가 나타난 것은 워크아웃 당시 줄어든 신규수주 때문"이라며 "하지만 1분기 누계 기준 신규수주가 8조원을 웃도는 수준이고, 신규수주의 공사 진행에 따른 매출 인식을 감안하면 2분기부터는 매출액 성장률이 높아지고, 하반기에도 호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금호산업의 1분기 말 수주잔액은 4조5999억원으로, 매출액 기준 18년어치 먹거리를 확보해뒀다. 시평액 1조~2조원대 13개사의 매출액 대비 수주잔액 규모는 12년 수준이다.

    무엇보다 공항 건설공사에 강점을 지닌 금호산업 입장에서는 대기 중인 다수의 공항 건설 프로젝트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1300억원 규모 하반기 흑산도공항을 비롯해 제주신공항 등 대형 공항 공사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으며 공항 공사기간이 대개 5년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공항 공사가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인천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 등 국내 지역 거점 공항의 시공 이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두바이와 아부다비 공항을 시공했고, 최근에는 필리핀 푸에르토 프린세사 공항 확장사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여기에 지난해보다 개선된 재무구조와 잠재 리스크 감소가 성장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유동비율(102.7%)과 부채비율(294.3%)이 아직 23개사 평균(119.0%·146.0%)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유동비율은 15.6%p, 부채비율은 161.8%p 개선되면서 재무건전성이 회복되고 있다.

    총 차입금이 2544억원로 20.7% 줄어들면서 차입금의존도도 150.7%에서 81.6%로 크게 낮아졌으며, 이자비용도 1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은 1275억원에서 1181억원으로 미청구공사액은 2189억원에서 1831억원으로 각각 7.35%, 16.3% 감소하면서 잠재 리스크도 줄였다.

    라진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속적인 차입금 감소로 재무건전성이 회복되고 있고 양질의 수주와 원가율 개선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모습"이라며 "나아가 하반기 다수의 공항 공사가 발주 대기하고 있고 민자 SOC 활성화 전망 등 금호산업에 유리한 국면이 지속될 전망인 만큼 추가적인 수주잔고 증가 및 매출액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