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개발 걸림돌 이전으로 녹지·학군·편의시설 확충 기대서울 독산동 '롯데캐슬' 등 군부대 이전부지 분양단지, 시세·웃돈 '고공행진'
-
-
-
-
▲ 2015년 6월 롯데건설이 민간임대 물량으로 공급한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 내. ⓒ뉴데일리경제 DB
기피시설로 여겨지던 군부대 부지가 '금싸라기' 땅으로 바뀌고 있다. 도심 내 자리잡고 있어 입지는 물론, 군부대가 떠나고 난 뒤 대규모 개발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인근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는 분양시장에서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고, 해당 아파트는 시세나 분양권 프리미엄이 뛰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군부대 시설이 속속 이전하고, 그 부지에 대규모 개발사업이 계획되면서 부동산개발업계는 물론, 시장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날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경기북부 반환 미군기지 투자설명회'에서 경기도는 파주·동두천·의정부 등 북부권 3개 지역·13개 이전 부지에 대한 현황 및 개발계획과 함께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기관간 협업 방안 및 지원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김동근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경기북부에는 여의도 50배 크기인 약 1억5400만㎡ 규모의 미군공여지라는 숨겨진 보석이 있다. 이 보석 같은 공간에 일자리 파급효과가 큰 호텔·관광, 물류·유통, 복합개발 등 지역 특화산업을 적극 유치할 것"이라며 "지자체와 투자유치를 위한 협력을 강화해 기업의 입장에서 맞춤형 행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를 비롯한 부동산개발업계에서도 군부대 이전부지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보통 군부대는 작전수행 목적이 있기 때문에 지리적 여건이 좋은 편이라 이미 개발사업 수익성을 갖췄다는 평이다.
또 일반 사업장과 비교해 부지도 넓어 주거시설은 물론, 도심편의시설 등 다양한 개발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2014년 9·1대책으로 3년간 대규모 택지지구 지정이 중단된 터라 개발사업이 가능한 부지가 고갈되고 있다는 점도 군부대 이전부지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데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군부대 이전부지의 경우 상대적으로 넓은 부지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정부의 택지공급 축소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도심 내 군부대 이전부지는 개발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주목해 볼 만한 '알짜' 사업장"이라고 말했다.
대체로 군부대 이전부지에서 공급된 물량들은 흥행을 거둬왔다. 2010년 육군 도하부대가 떠난 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경우 4400가구 규모의 복합단지 '롯데캐슬 골드파크'가 본격적으로 조성되면서 시세가 크게 뛰고 있다.
부동산114 시세를 보면 1분기 말 독산동의 3.3㎡당 평균 시세는 1204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999만원에 비해 204만원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금천구와 서울시가 각각 102만원(1046만→1148만원), 165만원(1765만→1930만원) 오른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상승세다.
이 같은 시세 상승의 중심에는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입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11월 1단지 1743가구가 처음 입주를 시작하면서 2분기 1006만원이던 시세가 3분기 1036만원, 4분기 1204만원으로 29.8%, 16.2% 뛰어오른 것이다.
인근 L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는 금천구뿐만 아니라 서울시 차원의 각종 개발이 집중되면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곳"이라며 "향후 가산·구로디지털단지와 광명역세권의 배후수요까지 흡수하는 광역 상권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N공인 대표도 "'롯데캐슬'의 입주로 인근에 부족했던 기반시설과 교육시설들이 갖춰지고 있다"며 "이미 가능성을 본 외부 투자수요가 많이 유입됐고, 상업시설이 모두 갖춰진 이후에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26만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된 '창원중동 유니시티'도 군부대 이전부지에 들어서는 단지다. 39사단 사령부의 이전으로 새로운 주거복합단지가 조성 중인 유니시티의 경우 지난해 4월과 10월 공급된 1~4단지(일반 5052가구)에 총 26만8001건의 청약접수가 진행되면서 5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창원 전체 분양시장이 21.0대 1, 경남이 14.1대 1의 경쟁률을 올린 것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치열한 경쟁률은 높은 웃돈으로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 4월부터 전매가 가능해진 유니시티 1단지 전용 99.17㎡(28층) 경우 지난달 5억6900만원에서 이달 5억8430만원으로 한 달 만에 1530만원이 올랐으며, 전용 84.38㎡(17층)은 같은 기간 4억8363만원에서 4억9243만원으로 131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35사단 이전부지에 조성 중인 전주 에코시티 역시 마찬가지. 지난해 공급된 7개 단지·4537가구(일반 4223가구)의 청약접수 결과 2만8505명이 청약, 7.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북은 3.55대 1, 전주시는 5.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전매제한이 풀린 '에코시티 자이' 전용 84.98㎡(17층)은 11월 2억7900만원에서 이달 3억289만원으로 웃돈 2389만원이 붙어 거래가 됐으며 '에코시티 데시앙 1차(4블록)' 전용 84.93㎡(17층)도 11월 2억9200만원에서 이달 2억9560만원으로 소폭 오른 가격에 계약됐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군부대 시설이 자리한 지역은 최상의 입지를 갖추고 있더라도 기피시설로 각인돼 저평가돼왔지만, 해당 부지에 대규모 개발사업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주변 부동산시장도 꿈틀대고 있다"며 "개발 효과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녹지, 학군, 편의시설 등이 확충돼 생활수준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부회장은 "반환기지 개발사업을 미이용 사회자본의 활용을 통한 성공적인 지역개발 완수의 기회로 삼고 신규 사업 창출의 마당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공공에서는 종합적·장기적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민간참여 유도와 역할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민간에서는 지구별 개발계획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업계간 공동참여방안을 능동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