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증가율·영업이익률 업계 최고 수준유동성 저하 및 추가 부담 가능성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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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소재 태영건설 본사. ⓒ태영건설
태영건설이 최근 52주 신고가를 새로 기록했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원가율 절감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성적을 기록하면서다. 여기에 '빚 줄이기'와 개발사업 호조 등 성장 가능성까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불안한 유동성이 성장성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개발사업 추진에 있어 유동성 부족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태영건설은 1분기 28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70.7% 증가한 것으로, 시공능력평가액 1조원 이상 23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51억원에서 36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금액기준으로는 1년 만에 영업이익 417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동반 상승으로 영업이익률도 고공행진 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12.9%로, 23개 건설사 중 현대산업개발(14.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로 인해 이익률이 -3.12%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1년 새 16% 이상 오른 셈이다. 이는 23개사 최고 증가율이다.
이처럼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성과를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는 획기적인 원가율 감소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원가율은 80.1%로, 지난해 1분기 95.1%에 비해 15%p 줄어들었다. 이는 23개사 중 가장 높은 감소율이다. 8.24%p 감소로 2위를 차지한 삼성물산(-8.24%p)의 두 배 가까운 감소율이다. 23개사는 평균 2.79%p 줄어들었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대형 주택사업의 착공으로 주택 부문 이익기여도가 증가함에 따라 원가율 개선이 이뤄졌다"며 "채산성이 우수한 주택사업 기여도 증가 및 잔고원가율 개선 추세를 감안하면 큰 폭의 영업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며 당분간 우수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빚 줄이기'도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
장기차입금을 58.0% 줄이면서 차입금의존도를 5.71%p 낮췄고, 부채비율도 117.2%에서 112.4%로 줄였다. 22.0% 감소한 이자비용으로 이자보상배율도 11.7로 크게 개선됐다. 23개사 평균 부채비율은 146.0%이며 이자보상배율은 5.22로, 태영건설은 이들 모두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순항 중인 개발사업들도 성장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진행 중인 주택사업은 도시정비사업 2건과 도급사업 5것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도급사업 경우 모두 시행관계사를 통한 개발사업으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지급보증을 통한 자금조달이 수반되고 있어 자체사업 성격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된다.
또 개발사업 등 자체사업을 위한 용지를 지난해 1분기보다 2.12배 늘어난 331억원 규모로 확보하면서 또 다른 개발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A금융투자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태영건설은 개발사업 중심의 건축수주 확대에 힘입어 매출액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며 "1분기 건설 부문 매출액은 195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720억원에 비해 크게 성장해 단기적으로 큰 폭의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성과와 성공적인 부채 절감, 개발사업의 순항 등으로 투자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태영건설의 주가는 6월9일 종가(7710원) 기준으로 지난해 말 5420원에 비해 42.2% 상승한 것은 물론 지난 5일 52주 신고가(7850원)를 경신했다.
다만 불완전한 재무구조 개선과 잠재 리스크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총자본이 7.60% 상승하면서 부채비율은 감소했지만, 실제 총부채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17%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의 질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부채의 71.1%를 차지하는 유동부채가 6.97% 증가하면서 유동비율이 지난해 1분기 108.9%에서 99.4%로 10%p 가까이 하락했다. 떨어진 유동비율은 23개사 평균(146.0%)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1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모두 107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214억원에 비해 반토막이 난 상태다.
불안한 유동성은 태영건설의 투자개발사업 추진과 관련, 지속적인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희 책임연구원은 "개발사업 추진과 관련해 PF 우발채무 부담, 대여금 실행 등이 수반되고 있으며 종속·관계기업 투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차입 규모는 투자자금 소요 수준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 부담 역시 내재돼 있어 차입 규모 확대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증가한 미청구공사액도 리스크로 지목된다. 1분기 미청구공사액은 1531억원으로, 지난해 953억원에 비해 60.7% 늘어났다. 같은 기간 23개사는 평균 13.5% 감소했다. 태영건설보다 미청구공사액이 많이 늘어난 곳은 현대산업개발(2.14배), 신세계건설(+89.7%) 단 두 곳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