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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급증했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이달 들어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 IBK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총 잔액은 380조3426억원을 기록, 전월 말(380조4322억원)보다 896억원 줄었다.
전월 말 대비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월 5776억원, 4월 6511억원에서 5월에 1조3599억원 확대됐다가 갑작스럽게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정부의 은행권 대출 '옥죄기' 정책에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5월 들어 확대된 것은 대선을 전후로 아파트 매매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만 400건을 기록해 지난해 11월(1만919건) 이후 가장 많았다.
여기에 탄핵 정국으로 휴지기에 들어선 분양 시장이 대선이 끝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은 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 한몫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5월에 분양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로 늘어남에 따라 대출 역시 증가했다"며 "정부 규제가 시작되기 전에 분양을 마치려는 쏠림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증세였던 주택담보대출은 6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집값이 단기간에 너무 올랐고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하면 집값이 진정될 것이란 경계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대출 담당자는 "금융당국에서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신경 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매수자가 관망세에 들어갔는지 6월 들어 대출이 주춤한 모습"이라며 "하지만 규제가 시작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고시기를 앞당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하반기부터는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너무 빨리 과열됐고, 정부에서도 부동산 시장 안정을 인한 각종 대책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부동산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정책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 한국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점도 대출 증가세가 꺼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한은에서 열린 창립 제67주년 기념행사에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 검토를 면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통화 긴축'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에는 분양 물량이 많았고 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전에 대출을 받겠다는 일종의 풍선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하반기에는 금리가 올라가고 입주물량도 많아져 부동산 시장의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부동산수석위원은 "부동산 시장 동향과 정부 정책의 영향에 따라서 대출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