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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 설명을 위해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을 찾아 대화를 하고 있다. ⓒ 뉴시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또 국회를 찾았다.
김 부총리는 지난 12일 취임식도 미룬 채 국회를 찾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당부했다. 그로부터 2주가 흘렀으나 여야의 논의는 단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채 시간만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이은 인사 강행에 따라 국회는 급속도로 얼어붙어 추경안 논의를 위한 상임위 한 번 제대로 열지 못했다.
이제 6월 임시국회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단 사흘. 김 부총리의 마음도 급해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소집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재처럼 야당이 철옹성 반대를 이어간다면 7월 임시국회도 허송세월로 보낼 공산이 크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을 시작으로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과 각각 만나 추경안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베이비붐세대 자녀들인 에코붐 세대가 앞으로 5년 간 고용시장에 쏟아져 취업 대란이 우려된다"면서 "공공부문이 마중물 역할을 해 민간까지 일자리 창출이 되도록 국회서 빠른 심의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어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상태로 고용의 질도 나쁘다"면서 "야당에서 공무원 증원의 문제점을 말씀하시는데 정부가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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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에서 이용호 정책위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실제 추경안 통과의 키를 쥔 야3당은 모두 공무원 증원에 반대하고 있다. 나랏돈으로 공무원을 확대하는 일은 미래 정부, 나아가 미래세대에 부담을 지우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한 번 채용한 공무원을 정년인 60세까지 고용하기 위한 재원마련책이 미흡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인 5년까지 필요한 재원이 178조원이라고 했다.
이현재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공무원을 한 번 뽑으면 30년씩 일하기 때문에 그런 점을 검토해서 해법을 제시해 달라"면서 "직제 개편 등도 안 된 상태에서 우선 뽑아놓고 보자는 식은 국민 세금으로 전가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제 2, 3야당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정부의 추경안에 협조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 역시 "추경과 관련한 요건이 미흡하다"면서 "짧은 시간에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짜서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공무원 증원 방식에 이견이 있는데 야당이 추경에 임하도록 명분과 모양을 만들도록 부총리께서 정치력을 발휘해달라"고 했다.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 역시 "세금으로 공무원을 증원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정부가 스스로 논리를 뒷받침할 데이터를 제공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장은 "추경 내용을 보니 심사 자체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니고 국민의 뜻을 잘 받아들여서 해야 하니까 내용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가 보름 동안 두차례나 국회를 찾아 추경안 처리를 읍소하고 나섰지만 야당은 편성 요건 미흡과 공무원 채용 반대라는 크게 두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협조' 의사를 밝힌만큼 당정 모두 국민의당을 상대로 설득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7일부터 심의 착수를 목표로 추경안 논의에 당력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추경을 심의하는 13개 상임위원회 중 가장 반대가 심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 만이라도 추경안을 상정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오는 7월 임시국회서는 반드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