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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대우전자가 가격과 성능을 앞세운 해외특화제품으로 세계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 영업의 강세로 지난해 동부대우전자 총 매출 1조6000억원 중 약 80%가 해외에서 창출됐다.
동부대우전자는 중남미와 중동 국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남미 공략을 위해 멕시코에서 선보인 '셰프 멕시카노(Chef Mexicano)' 복합오븐은 멕시칸 스테이크 등 10여 가지의 멕시코 전통요리를 자동으로 조리하는 기능을 갖췄다. 해당 제품은 2009년 출시 이후 멕시코에서 큰 인기를 얻었으며 동부대우전자를 멕시코 전자레인지 점유율 2위(24%) 업체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셰프 멕시카노의 인기에 힘입어 동부대우전자는 러시아, 이란, 페루 전통 요리를 자동으로 조리할 수 있는 복합 오븐을 연이어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동남아시장을 겨냥한 '아얌 고랭(Ayam goreng·프라이드 치킨)' 프라이어 오븐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당 제품은 동남아 전통 음식인 닭튀김, 생선튀김 등을 자동으로 조리하는 기능을 갖췄다.
중동지역을 겨냥해 출시한 '자물쇠 냉장고'도 독특한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았다. 소득격차가 큰 중동 현지 생활양식을 반영한 해당 제품은 외부인이 음식물을 꺼내지 못하도록 냉장고에 자물쇠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중동지역 누적판매 200만대를 돌파한 이 제품은 동부대우전자 중동국가 냉장고 매출의 60%이상을 차지해 수출 효자 제품으로 꼽힌다.
2011년 페루에서 선보인 '나스카(Nazca)' 세탁기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해당 제품은 제품 외관에 페루 전통 문양인 '나스카'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국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페루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이다. 동부대우전자는 나스카 세탁기를 통해 페루 내 세탁기 매출을 출시 이전보다 60%이상 성장시켰다.
최근에는 급성장하는 페루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복고풍 디자인 냉장고 '더 클래식'과 스마트 TV, 대용량 전자레인지를 현지에 소개했다.
중동지역 이란에서는 전통 의복에 특화된 의류 세탁기가 주목을 받았다. 이란 특화 제품으로 출시된 해당 제품에는 무슬림 여성이 머리를 감싸는 전통의복 '히잡' 전용 세탁 코스가 탑재돼있다. '이슬라믹 린스'로 불리는 해당 코스는 얇고 부드러운 히잡이 망가지지 않도록 부드러운 세탁을 제공한다.
해당 코스는 이슬람 성전 '코란'에 나온 히잡 세탁법에 맞춰 짜여졌다. 세탁 종료 후 세탁조에 35% 정도의 물을 채워 시계, 반시계방향으로 각 2회씩 30초간 회전하는 세례의식을 진행한 후 탈수에 들어간다. 해당 제품은 지난 5월 이란 최대 가전업체인 '엔택합(Entekhab)' 그룹과 독점 공급을 계약해 올해는 지난해 대비 20% 이상 판매율이 상승할 전망이다. -
이란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바틱' 세탁기를 선보였다. 인도네시아 전통의상 '바틱'에 최적화된 세탁 코스를 제공하는 해당 제품은 수류 완화와 옷감 마찰을 감소시켜 세탁물 변형과 손상 위험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현지 인기 제품을 만드는 동부대우전자만의 비결은 해외 법인과의 긴밀한 협력 체계다. 동부대우전자의 해외 전략과 제품은 해외 법인과 지사 관계자들이 해외 거래처를 직접 찾아가 요구사항을 논의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현지 소비성향, 선호도 등 시장 동향 파악과 제품 제작까지 1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제품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밑천이 됐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추후 진출이 예정된 지역에서도 소비자 요구와 생활양식 등을 파악한 특화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