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끝에 꺼낸 통상교섭본부장 카드가 '구관' 김현종 WTO 상소위원본부 차관급 격상 후 보강인력 4명뿐… 오락가락 통상행정이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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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통상교섭본부장에 김현종 세계무역기구(WTO) 상소위원장을 임명한 것은 우리 정부의 통상전문인력풀 부족을 드러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김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돌고 돌아 10년 만에 같은 자리에 앉게 됐다.우리나라는 미국의 한미 FTA 재협상 요청에도 '협상 파트너'인 통상교섭본부장 자리가 공석이라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현재 미국은 이외에도 한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등 무역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또 중국은 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보복을 수개월 째 이어오고 있다.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보호무역기조 확대로 통상 환경이 다변화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 통상 전문가는 손꼽힌다는 게 관가의 설명이다.정부의 오락가락 행정 속 통상 전문가를 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뒤따르는 대목이다.2013년 통상업무는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이관된 뒤 전문 인력들도 각각 재배치를 받았다. 당시 산업부로 옮겨갔던 통상 공무원 77명 중 26명은 외교부로 복귀했거나 아예 다른 부처로 배치를 받았다.특히 한미FTA 체결에 참여했던 공무원 중 현직은 별로 남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시에도 인력난이 극심해 타 부서에서 20여명을 파견 받고 통상 전문 인재를 공채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보강했다.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통상교섭본부장을 발탁하는 데만 두 달이 넘게 걸렸다"면서 "정부가 조직개편으로 '통상' 분야를 주고 받는 사이 전담인력은 붕 뜬 상태로 10년을 보낸 셈"이라고 지적했다.이 관계자는 "우리 공직사회는 부처 간 인력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데 유독 통상 분야는 그렇지 않다"며 "잦은 부처 이동은 전문인력 양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문재인정부 들어 신설된 통상교섭본부의 정원은 296명이다. 통상교섭본부로 흡수된 기존 조직의 인력규모가 292명이었던 데 비해 차관급으로 격상돼 새로 보강된 인력은 4명에 그쳤다.산업부는 통상 인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최근 국회에 현안보고를 통해 "각 부처 인력 파견과 전문인력을 채용해 한미FTA 대응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