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에게 영재센터 지원안 직접 전달 받아"최지성 결재로 재단 지원…출연 관련해 이재용에 보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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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개입이 없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1일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49차 공판에서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영재센터 관련 자료를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게 받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이는 이 부회장에게 직접 영재센터 계획안을 받았다는 특검 조사 발언과 반대되는 내용이다. 때문에 특검은 장 전 차장의 진술이 바뀐 이유를 집중 추궁했다.실제 장 전 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지난해 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3차 독대가 끝난 후, 이 부회장이 최지성 전 미전실장실로 불렀고 청와대에서 받은 자료라며 봉투를 건넸다"고 진술한 바 있다.또 대통령이 직접 이 부회장에게 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장 전 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했던 발언이 '추측에 기반해 정확하지 않았다'고 번복 이유를 설명했다. 대통령이 영재센터를 언급했고 청와대 외에는 관련 자료를 받아올 곳이 없었다는 판단에서다.그는 "재판 과정을 살펴보니 이 부회장이 대통령에게 봉투를 받아 전달하는 것 자체가 시간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당시 대통령과 독대를 다녀온 이 부회장이 받아왔겠구나 싶었다"고 강조했다.특검은 장 전 사장의 진술이 바뀐 것을 문제 삼으며 영재센터 계획안이 담긴 봉투의 출처를 집중 확인했다. 장 전 사장이 이 부회장과 영재센터 지원의 관련성을 무마시키기 위해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장 전 사장은 "(특검 조사 발언은)잘못된 추측으로 진술한 것 같다"며 수 차례 강조하며 "독대 당일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직접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다.그러면서 "제가 자료를 받아올 곳이 안 전 수석밖에 없어 그날 만나 받아온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영재센터 지원 및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등에 대해서도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에게 보고했을 뿐 이 부회장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에게 보고할 내용이 아니라 미전실 총책임자인 최 전 실장에게만 보고해 결재 받았다는 주장이다.정유라에 대한 단독 승마지원과 관련해서는 "이 부회장으로부터 최순실과 정유라에 대한 내용을 전혀 들은 적이 없고 부정한 청탁을 한 적도 없다"며 "당초 계획한 승마지원 방안이 최씨의 강요와 압박으로 인해 변질됐다"고 강조했다.더불어 "만약 승마지원이 원래대로 진행됐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형사사건으로 일이 커지지도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한편 오는 2일로 예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증인신문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함에 따라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재판부는 구인장을 발부했지만 실제 집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때문에 2일 50차 공판은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