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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의약단체 수장들이 잇따라 탄핵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7일 대한약사회와 대한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최근 단체 수장들이 일대 위기를 맞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최근 40여일 이후 예정돼 있던 전국약사대회를 전격 취소했다고 밝혔다. 전국약사대회는 매년 시도 지역별로 개최되는 전국 규모 행사다.
연중 행사가 취소된 일 자체로도 이례적이지만 배경은 더욱 그렇다. 약사회장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회원들이 회무 거부 단체 행동에 나선 것.
약사 회원들은 회원들 동의 없이 신축 약사회관의 일부 운영권을 1억원에 매매했다는 이유로 조 회장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임시대의원총회에서는 회장에 대한 사퇴권고안이 의결됐지만 조찬휘 회장은 요지부동인 상황. 그는 해당 사안으로 검찰에 고발까지 당했다.
전국약사대회가 취소된 것도 이때문이다. 검찰 고발 건의 결과에 따라 거취를 정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조찬휘 회장이 물러나지 않고 버티자, 회무 거부 움직임이 본격화되며 회원들의 정서가 극에 달한 것.
그럼에도 조 회장은 자진 사퇴 거부 의사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조 회장은 "세계약사연맹 서울 총회, 성분명 처방 등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약사회의 정연하고 단결된 모습이 필요하다"며 "날이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는 약업환경과 약사직능에 대한 침탈이 증대하는 현실에서 약사로서 자긍심을 지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지혜와 정책능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사퇴 운동을 벌이고 있는 약사회 분회장협의체를 중심으로 강력한 대응이 예고되면서 압박은 고조될 전망이다. 협의체는 조 회장이 의장단 등이 제시한 사퇴요구를 거부한 데 대해 회무 참여 거부 시행과 연수교육비 유용건에 대한 추가 검찰고발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한한의사협회도 수장 퇴진 압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한약사회와 다소 차이가 있다면 아직까지는 일부 회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준으로, 온도차가 있다는 점이다.
21명의 한의사 회원들이 모인 '김필건 협회장 해임 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최근 발족 총회를 열고 한의협 김필건 회장의 해임에 관한 회원투표를 진행해나가기로 했다.
추진위는 협회 집행부의 정책사업 성과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추진위는 "김필건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4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특별회비까지 걷어 확보하겠다던 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아무런 소득이 없이 오히려 의료기기 시연의 오진을 통해 공개적인 망신으로 한의사들의 대국민 신뢰도를 저하시켰다"면서 "천연물신약, 실손보험, 등 각종 현안 사업에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물론 오히려 자동차보험 청구 삭감과 상대가치점수 개악에 따른 진료수가 하락 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이를 위해 앞으로 전체 회원 5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기로 의결하는 한편 인터넷 팩스와 모금계좌를 개설하고 시도 지부의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회원 투표가 어느 정도로 이뤄질지, 어떤 공감대가 이뤄질지는 현재까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회원 정서가 모이는 것에 따라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집행부 흔들기에 그칠 수도, 실제 집행부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