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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전업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며 실적 호조를 보였지만 정작 업계에는 먹구름이 가득하다.
실질적인 경영활동으로 인해 성적표가 좋아진 것이 아니라 늘어난 일회성 이익 덕택에 가맹점 수수료 조정 부작용을 상쇄시킨 결과이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전업 카드사 7곳의 순이익은 1조3255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8.2% 급증했다.
하지만 뚜겅을 열어보면 순익 대부분이 2분기(5541억원)보다 1분기(7714억원)에 집중한 탓에 갈수록 수익구조는 취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카드사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일회성 이익이 순익의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이 627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552억원)보다 77.3%나 급증했는데, 이는 대손충당금이 환입 덕택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대손충당금 환입액 규모가 171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637억원에 달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이익이 큰 셈이다.
대손충당금은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 이익에서 따로 떼어놓는 돈으로 채권 회수가 가능하면 떼어놨던 대손충당금을 다시 환입시킨다. 실질적인 경영활동이 아니지만 대손충당금이 환입되면 환입 규모만큼 당기순이익이 늘어난다.
하나카드는 상반기 750억원으로 동기간 93.8%나 증가했고,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1308억원, 2135억원으로 각각 37.8%, 14.9% 늘었다.
하나카드는 300억원 가량의 장기미수채권 매각이익 영향이 컸으며 현대카드는 부가세 환급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이 400억원 가까이 발생했다. 삼성카드는 르노삼성자동차의 배당 이익이 지난해보다 두배 넘는 수준인 40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일회성 이익 영향 때문에 카드사들은 실적 호조에도 마냥 웃을수만은 없다.
지난해 2월부터 적용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이어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영세중소 가맹점의 우대 수수료 적용 기준 확대로 카드사 이익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체적인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면서 수수료이익이 제자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잇따른 수수료 조정으로 인한 향후 수수료이익 규모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실제로 수수료이익을 공시하는 은행계 전업 카드사 4곳의 수수료이익은 912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4% 증가하는데 그쳤다.
실적 개선에도 정착 핵심 이익 항목은 제자리수준인 셈이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의 수수료이익은 각각 1280억원, 3933억원으로 각각 33.3%, 15.6% 증가한 반면 KB국민카드는 2094억원으로 5.2% 증가하는데 그쳤고,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1813억원으로 같은 기간 24.1%나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