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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7일 임직원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정 이사장은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로 "지난 5월 많은 국민들의 기대 속에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저 또한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 마지 않는다"며 "이제 저는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한국거래소를 떠나려 한다"고 남겼다.
다만 "거래소 이사장 직책이 우리 자본시장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인 점을 감안해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이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임직원들에 대해 "11개월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곧은 심성과 뛰어난 역량을 지닌 여러분과 함께했기 때문에 급박하게 변해가는 국내외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큰 대과 없이 한국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었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애써주신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최근의 증시 호조에 대해서도 의견을 남겼다. 그는 "다행인 것은 우리 자본시장이 오랜 박스권을 극복하고 활기를 더해가는 푸름의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라며 "새로 오실 이사장님의 훌륭한 리더십과 임직원의 역량이 어우러져 자본시장의 푸르름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5일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정 이사장은 취임 당시 '친박 금융기관장'으로 알려지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초 예정돼 있던 취임식이 노조 반발로 무산돼 취임이 하루 늦춰지기도 했다.
이후 그는 과거 금융위 부위원장 재직 당시 박 전 대통령의 KEB하나은행 인사 개입 혐의에 공모한 혐의로 올 2월 특검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후 지난 6월 시민단체의 고발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배당돼 검찰 수사가 예정돼 있다.
정찬우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차후 신임 이사장이 선임되기까지 책임을 다할 예정이다.
신임 이사장은 사외이사 5명, 금융투자협회 추천 2명, 주권상장법인 대표 2명 등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통해 주주총회에서 선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