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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들이 지난 상반기 증시 호황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으나 같은 기간 임직원수는 도리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임직원 수는 지난해 12월말 3만8432명으로 최고치를 찍었다가 올 3월 3만5824명, 6월말 기준 3만5606명을 기록해 분기 기준 지난 3년 동안(2014년 6월부터) 최저 인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 봐도 2014년 6월에는 3만7774명, 2015년 3만6129명, 2016년 3만5938명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왔다.
주요 증권사들도 대부분 임직원수가 감소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통합 이후인 지난해 12월 4818명의 임직원수를 기록했으나 올 6월에는 4723명으로 반년 새 95명 감소했다. NH투자증권도 전년말 2913명에서 올 3월 2890명, 6월에는 2876명으로 계속 줄었다.
KB증권도 지난해 12월 합병 후 2733명보다는 늘었지만 지난 3월 2888명보다는 줄어든 2869명을 기록했으며 신한금융투자도 전년말 2379명에서 올 6월 2334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중소‧중견 증권사 중에도 직원수가 감소된 곳이 많았다. 동부증권은 지난해 말 902명에서 올 6월 854명으로 6개월새 48명이 감소했으며 하나금융투자도 같은 기간 1616명에서 1564명으로 감소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 들어 임직원수가 1500명대로 줄어 계속 감소 추세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해까지 계속된 박스피 증시에 따라 증권사들의 신규 채용은 감소한 반면 기존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지속돼온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증권업계의 상반기 호실적이 하반기 이후부터는 채용 확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NH투자증권은 통합 이후 첫 공개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올 하반기 두자릿수 채용을 준비 중이며 정확한 일정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타 주요 증권사들도 오랜만에 신규채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 상반기 코스피가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증권업계 고용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됐으나 즉각적인 인원 확대로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 상반기는 증권사들이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을 벌어들인 시기였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2분기에만 순이익이 1636억원에 달해 최고치를 달성, 상반기 순이익이 2738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194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9% 늘어 합병 후 최대 실적을 이뤄냈다.
신한금융투자는 93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85% 늘었으며 하나금융투자도 5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보다 7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증가가 증권사의 임직원 채용 확대로 늘어나기는 어렵다”며 “금융투자업의 특성상 직원수가 많다고 해서 실적 향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비대면 거래 활성화에 따라 오프라인 지점의 비중이 줄고 있는 것도 증권사가 신규 채용을 꺼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증권업계의 상반기 호실적이 중장기적으로는 채용 확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