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정비사업 수주 1위… 하반기에도 '박차'해외 초대형 수주 이어 주택 개발사업도 '순항'상반기 영업익, 4687억원… 10대 건설사 '최고'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등 재무구조 개선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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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최근 '수장교체'로 어수선해진 대우건설이 국내외서 잇달아 수주낭보를 전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여기에 올 상반기 뛰어난 영업성적을 기록, '영업익 1조 클럽' 가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예정된 매각작업도 한층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7년 연속 민간주택 공급 1위' 타이틀에 걸맞게 국내 주택사업에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경기 수원시 팔달8구역 재개발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다. 본 사업은 대우건설이 SK건설과 6대 4 지분으로 지난해 1월 수주한 사업이다. 조합과 세부사항을 협의한 끝에 이번에 본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특히 올 상반기 6개 사업장에서 총 2조2538억원 수주고를 달성하면서 업계 유일 2조원이 넘는 정비사업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연간 수주액 1조7310억원을 반년 만에 넘어서면서 연간 수주액 초과 달성도 점쳐지고 있다.
3월에는 전국 최대 규모 뉴스테이 사업지인 부산 남구 감만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냈다. 총 1조4821억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사업이다. 또 △경기 과천시 주공1단지(4143억원) △경기 의왕시 오전다구역(3655억원) △대구 수성구 강촌2지구(2315억원) △서울 성동구 행당7구역(1676억원) △서울 관악구 신림2구역(1399억원) 등의 시공권을 따냈다.
여기에 도급사업까지 더하면 올 상반기 주택부문에서만 총 3조2390억원을 신규 수주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2조4056억원에 비해 34.5% 증가한 것으로, 최근 6년새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A투자증권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올해 대우건설의 주택 부문 신규수주 목표 3조5000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상반기에 달성했다"며 "주택 브랜드 '푸르지오'가 전국적으로 선호 받는 만큼 하반기에도 주택시장에서 호실적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에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반포동 신반포15차 △잠원동 한신4지구 △방배동 방배13구역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일원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2구역 △부산 해운대구 재송2구역 등 사업지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시장에서도 최근 대형 공사 수주에 성공하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우건설은 스페인 EPC업체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와 조인트벤처(JV)로 27억5000만달러 규모 오만 두쿰 정유시설 1번 패키지 공사를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와 EPC를 공동 수행하며 지분은 35%에 해당하는 9억6250만달러다.
대우건설 측은 "저유가 기조로 중동 지역 발주 물량이 축소된 상황에서 초대형 공사를 수주하게 돼 그 의미가 크다"며 "본 프로젝트는 오만에서 사업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한 사업 여건 및 리스크 검증을 거친 수익성이 기대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가 예년에 비해 부진을 겪고 있는 해외수주 반등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집계 결과 상반기 기준 대우건설 수주실적은 올해 1조9070억원으로, 지난해 5조1870억원에 비해 63.2% 감소했다. 2012년 1조3076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2013년 3조2320억원 2014년 3조1923억원 2015년 2조7720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신도시 개발사업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되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본계약만 남은 하우징 프로젝트도 진행되는 등 개발사업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개발사업은 하노이市 서쪽에 168㏊ 규모 주거·상업용지를 개발하는 것으로, 100% 민간투자개발로 진행되는 신도시 건설사업이다. 현재 전체 사업용지 중 62%인 114㏊가 1단계 개발에 들어갔다. 현지 부유층과 외국기업 주재원을 대상으로 한 고급주택 개발 및 상업·업무용지 개발과 매각이 병행되고 있다.
사우디 프로젝트는 사우디 정부와 대우건설, 한화건설, SAPAC 컨소시엄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수도인 리야드 공항에서 동쪽으로 12㎞ 떨어진 곳에 분당신도시 2배 규모의 '다흐야 알푸르산 신도시'를 건설하는 공사다.
전체 사업비 규모는 최대 200억달러로 추정되며 세부사항이 확정되면 국내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건설 수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수주 랠리뿐만 아니라 상반기 영업성적도 훌륭하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4687억원으로, 10개사 평균 2289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상반기 1960억원에 비해서는 139.1% 증가했다.
매출도 10개사 중 삼성물산(5조8737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조66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5조5354억원보다 2.41%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3.54%에서 8.26%로 4.72%p 증가했다. 현대산업개발(12.7%), 현대엔지니어링(8.78%)과 함께 10개사 내 상위권을 형성했다.
B증권 애널리스트는 "8·2대책에 따른 주택 경기 둔화로 최근 주가가 부진하고 있지만 주택 분야 호조, 오만 두쿰 공사 수주, 베트남 실적 반영 등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KDB산업은행이 추진하는 대우건설 매각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KDB밸류제6호 사모투자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 2억1100만주(50.75%)를 내년 초 매각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해외건설 사업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털어내고 영업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도 상승 추세인 만큼 올해가 제 때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재무구조 개선에는 힘을 더 쏟아야 할 것 같다는 진단이다. 상반기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액을 지난해보다 줄이면서 리스크 해소에 나섰으나, 부채나 차입금에 대한 관리는 상대적으로 미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채권 1조626억원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05% 감소했으며 미청구공사액 1조4659억원은 25.0% 줄였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39.3%p 악화된 부채비율 294.5%은 10개사 중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27.5%p 하락한 유동비율 102.2%도 10개사 중 9위에 머물렀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52.2%에서 55.2%로 2.92%p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