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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투자업계에 신규 외국계 증권사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중국계 증권사 ‘초상증권(한국명 초상한국증권)’과 일본계 증권사 ‘미즈호증권 아시아서울지점’이 지난 22일 금투협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다.
중국의 대형 증권사인 초상증권은 자기자본이 8조를 넘는 규모로 중국 ‘5대 증권사’에 손꼽힌다. 모기업은 홍콩에 위치한 중국 국유기업 초상국그룹(招商局集團)으로 증권 외에도 해운, 에너지, 은행 등 다방면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초상증권은 지난 2011년 서울사무소를 설립하면서 한국에 진출했다. 동양종금을 인수한 대만계 유안타증권을 제외하고 국내에 진출한 유일한 중국계 증권사다.
올 1월 한국 법인인 ‘초상한국(주)’를 설립하고 2월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이후 지난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본인가를 받았다.
그간 국내에서는 리서치 업무 위주로 활동해 오던 초상증권은 앞으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영업을 전개한 뒤 장기적으로는 중국, 홍콩 주식과 채권 정보 판매 및 중개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초상증권이 국내 시장에 안착할 경우 기존 선강퉁, 후강퉁 등 중국계 주식 중개에 강점을 가져 온 유안타증권과의 경쟁 구도가 생길 수도 있다.
일본계 증권사 미즈호증권도 국내 투자업계에 닻을 내렸다. 미즈호증권 아시아 서울지점은 지난 2월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받은 상태에서 향후 본인가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지난 22일 금투협 정식 회원사로 합류했다.
미즈호증권은 일본의 은행지주사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다. 총자산 기준 일본 내 4위권 규모의 대형 증권사로 미국, 영국 등 전 세계에 9개의 지점과 사무소를 갖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증권사로는 노무라금융투자, 다이와증권에 이어 세 번째다.
미즈호증권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는 채권시장이다. 일본 채권중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인 미즈호증권은 국내에서도 본인가 후 국채, 회사채 등 중개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채권영업 시장에도 다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앞서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올해 미즈호증권에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빗뱅킹(PB)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은행 계열사와의 연계 강화에 나섰다. 채권영업 부문에서도 계열사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는 18곳이다. 과거 20곳이 훌쩍 넘었던 외국계 증권사들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잇따라 철수했다.
지난해 싱가포르계 BOS증권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 방침을 밝혔으며 이에 앞서 2015년 영국계 증권사 RBS증권도 한국 시장에서 철수 후 매각 작업을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