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 추석전 마무리 기대APT-MRO-해외수주 등 올스톱
  • ▲ 한국항공우주(KAI)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이르면 추석 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 뉴시스
    ▲ 한국항공우주(KAI)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이르면 추석 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 뉴시스


한국항공우주(KAI)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이르면 추석 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KAI는 검찰의 수사 장기화로 벼랑 끝에 몰려 '흑자도산' 우려 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KAI 내부에서는 비리를 저지른 전현직 임직원을 처벌하되 신속하게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6일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공군 훈련기 등의 납품 장비 원가를 부풀려 조작한 혐의로 KAI 현직본부장 A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T-50 고등훈련기 등 군수장비의 부품 원가를 100억원대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세부적으로 똑같은 부품을 협력사에서 납품받을 때 수출용 제품은 원가를 낮게, 내수용 제품은 원가를 높게 책정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방산·자동차 등 업계에서는 수출경쟁력 차원에서 같은 기종의 제품을 수출할 때 국내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다만 검찰은 원가 책정과 분식회계의 관련성을 의심하고 있다. 또 이 자금이 경영진의 비자금, 사적용도 등에 쓰였는 지 집중하고 있다. 

검찰 내에서는 최근 추석 전까지 수사를 마무리 한다는 기류가 뚜렷하다. 

지금껏 검찰의 구속영장이 한 번 기각되면서 체면을 구겼지만 내부적으론 전 경영진의 비리행위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상당부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수사 장기화로 KAI의 경영상태가 뚝 떨어진 점에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검찰이 수사를 두달 여간 끌면서 KAI의 유동성 위기는 악화일로를 겪고있다.

지난 7월14일 국산헬기 수리온의 원가 부풀리기 의혹으로 첫 압수수색이 시작된 이후 분식회계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신용에 문제가 생겼다. 한국신용평가사 등 신용평가사들은 KAI를 '하향검토등급감시대상'으로 지정했다.

또 회사채·발행잔액 6천억원 중 지난달 만기가 도래한 2천억원은 전환사채(CP)로 막았으나 추가CP 발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3조1006억원에 영업이익 3149억원의 흑자를 낸 기업이 '흑자도산' 위기에 내몰린 셈이다.  

KAI 노동조합은 "현재 검찰 수사의 장기화로 회사 경영이 위기상태로 몰렸다"면서 "여신과 수신이 동결됐고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기관들의 채권회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 ▲ KAI는 지난해부터 미국 차세대 고등훈련기(Advanced Pilot Training·APT) 프로젝트에 올인해 왔다. ⓒ KAI
    ▲ KAI는 지난해부터 미국 차세대 고등훈련기(Advanced Pilot Training·APT) 프로젝트에 올인해 왔다. ⓒ KAI


  • KAI는 지난해부터 미국 차세대 고등훈련기(Advanced Pilot Training·APT) 프로젝트에 올인해 왔다.
    지난 3월 입찰제안서를 내고 연내 수주를 따내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다. 현재 미국 록히드마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웨던 사브·보잉 컨소시엄과 경쟁중에 있다.  

    이 사업은 최대 100조원이 달린 초대형 사업으로 오는 12월 최종사업자가 선정된다. KAI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기화될 때는 입찰과정서 KAI 자격을 박탈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KAI가 추진해온 항공정비사업(MRO)도 일시멈춤 상태다. 국토부는 늦어도 7월말까지는 KAI가 제출한 MRO 사업계획 타당성 평가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미 시간은 한 달 이상 흘러버렸다. 

    그런데도 정부는 '정상화' 작업에 손을 놓고 있다. 하성용 전 사장이 물러난 뒤 경영 공백 상태가 한 달 넘게 진행 중이다. KAI는 1999년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의 항공기 부문을 통합해 출범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1대 주주로 사실상 대표이사 선임에 정부가 막강한 영향을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