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 규모 美 APT 사업, 정부와 대통령이 직접 해결해 달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은 24일 "현재 검찰수사 장기화로 회사 경영이 위기에 몰렸다"면서 "검찰의 엄정수사와 별도로 KAI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뤄달라"고 호소했다. 

류재선 KAI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산비리와 분식회계 수사로 국민의 따가운 질책과 격노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했다. 

류 위원장은 "방산 적폐인 비리에 대해 전 직원 모두 일벌백계함은 물론 영구적으로 퇴출해야할 과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현재 검찰 수사 장기화로 회사 경영이 위기상태로 몰렸다"고 말했다. 

실제 KAI 내에서는 흑자도산에 대한 위기감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시작된 방산비리 관련 검찰의 수사가 계속되면서 해외 수주는 중단되고 자금줄도 막혀버린 상태다. 

KAI는 그룹사가 아닌 조직이어서 자금조달을 받을 만한 곳도 마땅치 않다. 

이 과정에서 하성용 전 사장이 물러나고, 한달이 넘도록 수장 자리는 비어있다. 또 검찰의 수사가 분식회계로 이어지면서 회사 가치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초 1월 6일 71100원에서 8월 24일 오전 41500원에 그쳐 주가의 40%이상이 빠져나갔다. 

특히 KAI는 최대 100조 규모의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에 미국 록히드마틴사와 함께 뛰어들었으나 정상적인 수주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맞딱뜨리게 됐다. 

이에 노조는 "이제는 정부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검찰수사 장기화에 따라 KAI 뿐만 아니라 협력사까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여수신이 동결되고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기관들의 채권회수가 시작돼 KAI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 올 것이고 결국은 KAI는 물론 협력업체 도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수사가 장기화할수록 KAI 경영이 어렵고, KAI가 무너지면 대한민국 유일한 항공산업이 사라진다"면서 "개인 비리를 비롯한 방산 적폐비리는 빠른 수사로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방만한 경영을 방관하며 노동조합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하고 노사가 상생할 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KAI 노조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신임 사장 임명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 정부 지원 △항공정비 사업 조기 선정 등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도 참석해 "검찰은 방산 비리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서 KAI에 대한 조사를 신속하게 종료하고 5600억원 상당의 이라크, 인도네시아 수출 계약과 미국 APT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