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 인상 역풍 피하려면 개선 불가피 의견도전문가TF, 업종·지역별 구분 적용 등 논의 착수
-
- ▲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가 업종·지역별 구분 적용 등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보여주기 행정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 중심으로 대안을 마련한다지만, 제도개선위원회 취합과정에서 노·사 반대에 맞닥뜨릴 수 있어 용두사미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에서 최저임금을 계속 대폭 올리려면 역풍을 경계해야 하므로 일정 부분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을 거라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최저임금위는 지난달 27일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제1차 전문가 TF 회의를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7월 노사가 하반기에 제도개선 논의를 시작하자고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최저임금위 운영위원회는 지난 8, 9월 회의를 열고 논의과제와 추진일정 등을 합의했다.
노사는 각각 3개씩 총 6개의 연구과제를 냈다. △업종·지역별 구분 적용 △최저임금 결정구조·구성 개편 △상여금 등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선 △적정 가구생계비 계측·반영 방법 △소득분배 개선·저임금 해결 효과 △최저임금 준수율 제고 등이다.
이들 연구과제는 노동계·경영계·공익위원이 추천한 전문가로 구성한 TF에서 대안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과제별로 노·사·공익 추천 전문가 각 1명이 참여하고 전체 TF에서 최종 대안을 마련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관련 기초통계 분석과 실태조사, 해외사례 수집 등을 지원한다.
최저임금위는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일정 등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논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필요한 법 개정 절차를 거쳐 후년도 최저임금부터 적용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달 안에 전문가별로 개선안을 내놓으면 다음 달 팀별 논의 등을 거쳐 TF 차원의 대안을 마련하고 12월 운영위 논의와 전원회의 보고, 정부 제출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은 "2004년과 2015년에도 제도개선 논의를 했으나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전문가 중심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전문가의 견해차는 노사의 이해 차이보다 간극이 작으므로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대안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TF 개선안의 강제성이 없고, 운영위 등을 거치면서 노사 간 반대에 부딪혀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을 들어 전시행정에 그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 TF가 잠정 개선안을 마련해도 제도개선위(운영위)로 공을 넘겨 최종안을 합의하게 돼 있는 논의구조가 문제라는 분석이다. 운영위는 결국 노동계·경영계 위원으로 구성되므로 전문가안이 입맛에 맞지 않을 경우 노사가 반대의견을 내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개연성이 크다.
운영절차가 옥상옥 구조여서 개선안이 운영위를 통과해도 전원회의 보고 과정에서 한 번 더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 애초 제시된 개선안이 빠지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최종안을 도출해도 강제성이 없다 보니 이를 제도 개선에 반영할지는 정부의 판단 몫이다. 합의안이 나와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얘기다.
최저임금위 관계자는 "대안에 대한 합의 추진과 관련해선 정해진 규칙이 없다"며 "논의 결과에 대해서도 강제성이 없어 정부가 판단하기 나름"이라고 부연했다.
경영계 한 관계자는 "앞서 두 차례의 제도개선 논의에서도 최저임금 결정방식과 산입범위 확대,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등 대동소이한 안건을 다뤘지만,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것은 결국 논의 과정에서 노사가 조직논리를 앞세워 반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켜봐야겠으나 이번 논의가 일정 부분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을 거라는 기대감도 없지는 않다"며 "(현 정부가) 대통령 공약대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역풍을 맞지 않으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